대구 수성구청 맞은편에 짓고 있는 범어권구립도서관(가칭) 공사가 무기한 중단돼 도심의 흉물이 되고 있다.
4일 찾은 범어권구립도서관 현장은 입구가 굳게 닫힌 채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짓다 만 건물은 안전망으로 싸여 있었고 골재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다. 공사 현장 가림막에는 공사기간이 2009년 5월부터라고 적힌 공사 안내문이 있었지만 준공 일정은 하얗게 지워져 있었다.
이 도서관은 올해 안으로 완공해 기부채납 하기로 한 아파트시행사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4개월째 공사가 중단돼 있다. 도서관 내 국제어학원 등을 운영해 영어교육 산실로 만들려는 청사진을 세웠던 수성구청은 건립 시기가 다소 늦춰질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장기간 도심 흉물로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초 이 도서관은 범어동 주상복합아파트 공사를 시행한 ㈜해피하제가 250억원을 들여 연면적 6천900여㎡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은 뒤 올 연말 구청에 기부채납할 예정이었다. 구청은 이곳에 시청각실, 어린이 도서관, 종합자료실, 멀티미디어실 등을 갖추고 4, 5층에 국제교육원을 만들어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교육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피하제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4개월째 중단돼 올해 안에 도서관 완공은 힘들 전망이다. 현재 공정은 80% 정도 진척됐지만 개관을 하려면 마감공사 등으로 4개월은 더 공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공사를 재개해도 내년 상반기쯤은 돼야 준공이 가능하다.
구청에 따르면 ㈜해피하제가 시행중인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아파트 공사와 함께 조성한 범어지하상가 역시 분양이 전무하다시피해 자금 회전이 늦어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는 것.
이 때문에 일부 건설업계 및 주민들은 도서관이 달구벌대로의 흉물로 방치되다 결국 구청이나 대구시가 재원을 투입해 도서관을 개관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구청에서도 도서관 공사가 하루빨리 재개되도록 시행사 관계사들을 독촉 중"이라며 "㈜해피하제가 전반적인 불경기 탓에 자금난을 겪고 있긴 하지만 9월까지 은행 대출금을 상환했고 주상복합아파트 시공사인 두산건설 역시 이번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도서관 건립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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