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잎이 종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적겠는가…나는 적겠다/ 벌레 먹힌 잎이 왜 지극한지/ 상처 많은 단풍이 왜 마음 당기는지/ 그런 물음 적어/ 파란 하늘 아래 달아놓고 기다리겠다/ 수 만 잎의 답신이 돌아올 때까지'-감잎에 쓰다-중에서
벌레 먹힌 잎은 자신의 몸을 나눠주며 벌레를 키우기에 지극하다. 한 잎의 나뭇잎은 단풍으로 물들 때까지 비바람과 폭염 등 수많은 고난을 겪었기에 그 상처 많은 마음을 안다. 지극함과 당김을 파란 하늘에 매달아 놓고 답신의 또 다른 이름인 '시'(詩)가 오기를 시인은 묵묵히 기다린다.
이해리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감잎에 쓰다'를 펴냈다.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시인이 된 그녀가 2005년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라는 시집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시집에서 다양한 소재를 통해 감성을 전하고 있다. '배추를 안으면서'에서는 여성성이 빚어낸 일상의 잡일을 끌어냈고 '현금 지급기'에서는 문명의 이기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담겨 있다.
정윤천 시인은 "이해리 시인의 첫 시집이 감성의 우물에서 건져 올려진 마음의 나뭇잎들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안개와 현실을 포괄하는 더욱 깊어진 세계로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26쪽, 8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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