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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여성잡지의 제왕 보크

'거실'(居室)이란 말은 영어 'living room'에서 따온 것이다. 옛날 양반집에는 사랑방이 있었을 뿐, 가족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뜻의 거실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응접실(parlor), 손님실(drawing room)만 있었으나 20세기 들어 여성잡지 편집자 에드워드 보크(1889~1919)가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말을 처음 썼다.

그는 여성잡지의 제왕이었다. 요즘 병원, 약국, 미용실까지 비치돼 있는 여성잡지를 처음으로 널리 보급시킨 원조다. 투표권, 요리, 환경 등 여성을 위한 이슈를 개발해 잡지 '레이디스 홈 저널'을 미국 전체에 유행시켰다. 한 해 100만 건이 넘는 편지가 잡지사에 쏟아질 정도였다.

1889년 오늘,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6살 때 가난에 못 이겨 미국으로 이주했다. 사환과 신문팔이를 거쳐 고학으로 언론인이 됐고 그 당시로는 획기적인 사고로 '세상의 반쪽'인 여성을 위한 잡지를 만들었다. 가난한 이민자에서 성공한 잡지 경영자, 자선사업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말 한마디를 금과옥조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너로 하여금 네가 있는 곳을 달라지게 하여라.'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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