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춧값 파동, 생협은 '무풍지대'

파종기에 생산자와 계약…시중가 30%수준 판매, 온라인 주문 순식간에

배추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배추 확보전에 비상이 걸렸다.

배추를 할인해 판매하는 곳은 배추를 구하려는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싸게 내놓은 배추는 내놓기 무섭게 팔리는가 하면 포기김치도 가격이 싸다는 입소문이 돌면 금세 동나고 있다.

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대구시청에 마련된 배추 판매장에서는 개장 4시간 만에 5t 트럭 2대 분량 1천800망, 5천400포기의 배추가 모두 팔렸다. 대구시가 배추값 폭등을 진정시키고 서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날부터 13일까지 배추 5만 포기를 도매시장 경매가(2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기로 하면서 첫날부터 '매진' 사태가 벌어졌다.

대양청과 배종현 영업부장은 "몰려든 소비자들을 위해 경매가보다 30% 정도 싼값에 1인당 1망(3포기)씩 팔고 있다"며 "약간의 손해는 있지만 사회봉사 차원에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농협 유통센터 3곳(달성유통센터, 하나로클럽 성서점·대구점)도 7일 각 매장마다 배추 500망을 내놨다. 1망에 1만8천원이었지만 소매가(2만~2만5천원)에 비해 가격이 낮아 금세 동났다. 성서점의 경우 오후 2시쯤 모두 팔렸고 나머지 두 곳도 이날 하루 물량을 모두 팔아치웠다. 농협달성유통센터 최형호 농산팀장은 "13일까지 하루 500망씩 한정 판매하고 있다"며 "농협중앙회 차원에서도 14~24일까지 배추 특가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배추값 폭등 제외 지역이다. 생협이 이처럼 낮은 가격에 배추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파종기에 생산자와 계약재배 방식으로 미리 값을 정하기 때문이다. 시중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배추를 팔고 있다. 대구 한살림생협의 경우 4일 배추 4만 포기에 대한 주문을 온라인으로 받았다. 3포기 5천900원으로 1포기에 1천원대였다. 직원 박혜영(24·여) 씨는 "장보기 사이트를 통해 판매가 시작되자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 10분도 안 돼 주문이 마감됐다"며 "직원도 배추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대구행복생협의 경우 3㎏들이 배추김치(1만300원)를 현장 판매하고 있지만 오전에 다 팔렸다. 하루 5~7개를 들여오지만 오후에는 김치를 구하지 못해 발걸음을 돌리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이경선 이사장은 "생산량이 달려 10일부터 1만3천원으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며 "배추김치 가격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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