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칭찬 릴레이] 김병준 내과의원 김병준 원장

외국인 노동자·새터민 위해 인술 펼쳐

김병준 원장
김병준 원장

대구 남구 안지랑 오거리에서 앞산네거리로 오른쪽, 조그만 건물 2층에 김병준 내과란 간판이 보입니다. 이 병원 건물 길 건너 맞은편 아파트는 제가 21년간 살던 곳입니다. 김 원장님이 1988년도에 이 병원을 개원하면서 원장님과의 인연이 지금껏 이어져 왔습니다. 김 원장님은 한마디로 사랑을 처방하고 마음을 치료하는 내과의사입니다.

어느 날 아침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저는 원장님의 출근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숨을 헐떡거리며 병원 문에 들어서자마자 하시는 말씀, 안지랑 지하철이 너무 깊다는 불평이었습니다. 뜻밖에도 지하철로 출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장님의 검소한 모습에서, 차갑고 날카롭기만 하던 원장님에 대한 첫 인상이 바뀌어진 날이었습니다.

접수된 순서대로 진료가 시작되고 드디어 저의 앞 어르신 환자분이 진료실로 들어가셨습니다. 20분이 훌쩍 넘어서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아 간호사에게 알아본 결과 원장님이 아직 상담 중이란 대답이었습니다. 이 병원을 자주 내원하는 어르신 환자들의 경우 그들 가정의 개인적 고민까지도 들어주고 상담한 후에 병에 대한 처방전을 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어르신들이 버스를 갈아타면서 굳이 이 병원을 찾는다는 소문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원장님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생활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 오랫동안 그들의 무료진료에도 참여했습니다. 제가 자주 드나드는 베트남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마음이 따뜻한 베트남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도 특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원장님의 삶은 늘 낮은 곳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롭고 고통스런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습니다. 상동 천주교회의 의료봉사에 참여하여 일주일에 하루를 양로원 진료에 할애했고, 대구사회연구소와 새터민 지원센터 등의 봉사단체에서 일하면서 소리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분입니다. 종교단체나 사회단체를 통한 그의 나눔이 성심병원 의료봉사로 이어지면서, 2008년 MBC 봉사 대상이 김 원장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이 상은 욕심없는 내과의사 김병준 원장에게 꼭 맞는 상이라 여겨집니다.

가끔씩 원장님의 날카로운 필력을 지상에서 접할 때가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자기의 조그만 화실에 하루 종일 꼭꼭 숨어 있기도 한답니다. 내과 의사 김병준에서 발산된 나눔의 바이러스가 어두운 사회 구석구석, 나아가서 지구상 곳곳에 퍼져 나가길 바랍니다.

전(前) 계명문화대학 교수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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