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세계를 뒤흔든 열흘' 존 리드

1917년 러시아 10월혁명은 많은 이상주의자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그 중에는 존 리드라는 미국인 기자도 있었다. 그의 대표작 '세계를 뒤흔든 열흘'은 좌파 이상주의자의 러시아 혁명에 대한 현장기록이다. 조지 오웰의 '카탈루니아 찬가',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과 함께 르포 문학의 3대 걸작으로 꼽히지만 볼셰비키 혁명의 폭력성과 기존의 지배계급을 공산당이란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바꾼 위선은 보지 못한 한계는 분명히 있다.

1887년 오늘 부유한 자본가 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대까지 다닐 만큼 '선택된 인간'이었지만 일찍부터 좌로 기울었다. 미국내 노동자 파업, 멕시코 혁명, 1차대전 등의 현장을 누비며 급진적 언론인으로 필명을 날렸으며 미국 사회당 좌파가 주축이 된 공산주의 노동당의 창당에 깊이 간여했다. 소련에서는 소비에트 선전국에서 일했으며 뉴욕 주재 소련 영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1920년 모스크바에서 발진티푸스에 걸려 33세로 사망했고 레닌의 애도 속에 붉은 광장에 묻혔다. 그는 붉은 광장에 묻힌 최초이자 유일한 미국인이다. 관 속에서 사랑했던 이념의 조국이 혁명후 74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무엇을 느꼈을까.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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