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딱 팔순의 나이다. 결혼한 지 53년이나 됐다. 5남 2녀를 뒀지만 장남 한철은 미국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네 아들 한유(47·마루한 사장), 한준(43·부사장), 한호(41·개발 담당), 한건(36·재무 담당)과 두 딸의 아버지다. 손자가 모두 10명인데 누구 하나 예쁘지 않은 아이가 없다고 했다. 그런 한 회장이지만 농담을 시작하니 그의 카리스마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폭소탄에 가까운 원초적 개그였다. 첫번째 개그는 '아주 건강하신데 아픈 데는 없느냐'고 묻자, "온 만신이 다 아프지. 허리도 뻐근하고…"라며 능청스럽게 답했다. 이어 '운동은 뭘 하시느냐'고 하자, "레슬링"이라는 뜬끔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순간 당황했다. 팔순에 무슨 레슬링이냐고 생각할 때 쯤, 수행 비서가 "사모님과 밤마다 레슬링한다"는 뜻이라고 귀띔해 줬다. 기자와 사진기자 모두 빵 터지고 말았다.
두번째 개그는 사진기자와 이뤄졌다. 마음껏 사진을 찍으라고 한 한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가 상의를 벗고 팔짱 낀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자, "밑에 하의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말해 또 한 번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뒤짚어 놓았다.
세번째 개그는 돈 자랑 개그. 그는 인터뷰 도중에 1천억원대의 투자 얘기가 나오자, "그 뭐 몇 푼 안되는 돈이데…"라며 수십조원 재력가로서의 당당한(?) 면모도 보여줬다. 그리고 "사실 살림살이에는 몇 푼에 벌벌 떠는 약한 모습이 제 본 모습"이라며 반전을 줬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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