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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정치권 개입…수렁속으로 빠져드는 KEC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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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대화 전면 중단 '제2용산참사' 우려도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KEC 사태가 해결의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갈수록 수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30일 발생한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분신 이후 KEC 노사 대립이 더욱 격화되는 것은 물론 노동계와 경찰, 정치권까지 사태에 휩쓸리게 돼 해결의 실마리 찾기가 어려워졌다.

◆분신사태로 대립 격화=KEC 노사는 지난 6월 타임오프제를 비롯한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이후 협상을 벌였지만 그동안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게다가 노조원 200여 명은 10월 21일 오후 3시부터 구미 1공장을 점거해 농성을 벌인 후 양측은 대화 테이블에조차 앉지도 못했다.

노조 측은 이미 타임오프제와 인사문제 등 회사 요구안을 대폭 양보했는데도 회사 측은 대화에 소극적으로 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노조가 불법 파업과 공장 점거를 종료해야 하며, 노조 측이 교섭 대상이 아닌 징계나 고소·고발 철회를 요구하는 바람에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점거 농성 이후 처음으로 30일 오후 7시쯤 노조가 점거한 KEC 구미 1공장에서 회사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분신사태마저 빚어졌다. 오후 9시30분쯤 교섭이 결렬되자, 경찰은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근거로 공장에 진입해 노조 간부 6명에 대해 체포에 나섰다. 경찰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치자 금속노조 김모 구미지부장 등 노조원들은 거칠게 대항했으며, 김 지부장은 협상장 옆 화장실로 피했다가 가지고 있던 시너를 몸에 붓고 분신을 시도했다. 김 지부장은 얼굴과 손 등에 2, 3도의 화상을 입고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얼굴 부위 등에 3도 화상을 입었고, 기도를 통해 화기가 흡입됐을 가능성이 있어 장기 손상 여부에 대해서는 2주 정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의 분신으로 노조 측은 회사 측과 경찰 모두를 강하게 불신하면서 KEC 노사 대화는 다시 기약 없이 중단됐다. 노조 측은 사측 대표가 위장 면담을 제안한 뒤 경찰을 동원해 지도부 체포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까지 개입=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31일 김 지부장이 입원한 서울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가 참석했으며, 회견이 끝난 직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병원을 방문했다. 손 대표는 "도저히 묵과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일로 노동계와 야당이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점거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금속노조 KEC지회는 "경찰과 회사는 위험물질이 가득하고 밀폐된 공장 내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10일이 넘도록 음식물 등의 반입을 막는 비인도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일부 노조원들은 유서에 가까운 편지를 가족들에게 남기고 공장에 들어갔다. 용산참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한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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