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장품·약선요리, 부가가치 엄청나죠" 대구한의대 한방거점大 육성

대구한의대가 한방 화장품과 약선요리를 통한
대구한의대가 한방 화장품과 약선요리를 통한 '학교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김미림 교수
김미림 교수

'한의학의 미래 지켜봐 주세요.'

대구한의대가 '한방'을 소재로 한 '화장품 산업'과 '약선 요리'의 집중 육성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30년의 역사를 가진 한의예과를 중심으로 한의학 관련 학과 10여 개가 개설돼 있는 한의학 특성화 대학으로서 미래 부가가치가 높은 두 분야의 국내 연구 거점 중심 대학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준구 한의대 총장은 "한방 화장품과 약선 요리는 선진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며 한의대는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돈 되는 한방 화장품

"한약재를 원료로 한 기능성 화장품이 출시되면 반향이 엄청날 것입니다."

대구한의대 화장품약리학과 이창언 교수는 '한방 화장품'의 미래에 대해 "무한한 부가가치를 가진 분야"라고 소개했다. "청열해독탕은 임상 실험 결과 아토피나 민감 피부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소풍산은 피부암을 막는 항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기초하면 모든 종류의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현재 대구한의대에서 국비 지원을 받아 기술 개발을 마친 기능성 한방 화장품 종류는 현재 40여 가지. 대부분이 생산 공장만 만들어지면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달 28일 대구한의대는 경북도와 경산시,다국적 화장품 유통업체인 MMP사 등과 함께 '한방 화장품 산업 단지'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방 화장품 단지(Global Cosmetics)는 경산시 여천동 한의대 오성캠퍼스(구 아시아대학) 인근 16만5천㎡(5만 평)에 조성되며 국비와 지방비 등 48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MMP사는 샤넬과 암웨이사 등에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로 19개 국에 유통망을 갖고 있으며 향후 한방 화장품 수출을 맡게 된다.

이 교수는 "일본 화장품 회사인 DR(Direct Response)사 등 국내외 20여 개 업체가 한방산업단지 입주를 준비 중에 있다"며 "3, 4년 내로 한방산업단지 조성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대는 현재도 산학협력을 통해 모발 샴푸 등 40여 종의 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교수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생약을 원료로 한 화장품 개발에 뛰어든 상태"라며 "전 세계적으로 볼때 시장 규모가 엄청나며 한방화장품단지도 조성이 끝나면 연 매출이 1조원대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의 세계화 '약선요리'

"우리의 절기 음식에 약선(藥膳)요리의 비결이 녹아 있습니다."

김미림(한방식품조리영양학부) 교수는 조상의 지혜가 녹아 있는 '약선'의 원리를 알고 식생활을 하면 건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 영양학이 상당히 발전돼 있지만 성인병을 예방하지 못하고 있다"는 김 교수는 "약선이란 서양 영양학에서는 구분하지 못하는 식재료 특유의 성질을 파악해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선에서 식재료는 고유의 기운인 한·량·온·열 등 사성(四性)과 산(酸)·고(苦)·감(甘)·신(辛)·함(鹹) 등 오미(五味)로 구분된다.

김 교수는 "같은 영양소를 갖고 있지만 미나리는 열을 내리고 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 술 먹은 뒤 복어탕에 미나리를 넣고 비오는 날 부추전을 먹는 원리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도 약선의 지혜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지는 물이 많은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하고 팥은 몸의 불필요한 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이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란 것.

김 교수는 식재료의 성질을 파악해 음식을 조리하는 '약선'이 앞으로 상당히 각광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동양의학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고 음식을 단순한 에너지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약선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의대는 지난달 경상북도와 공동으로 제6회 세계 약선요리대회를 열었다.

10여개 국 300여 명이 참가한 세계 약선요리 대회를 유치한 목적은 중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약선 요리'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김 교수는 "서양 영양학이 들어오면서 조상들이 물려준 '약선'이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식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환자들의 치료식으로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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