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이 열린 시간은 14일 오후 7시 25분.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 센터에는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로 오전부터 북적였다. 박태환-쑨양-장린-마쓰다의 치열한 4파전이 예상되면서 한국-중국-일본 취재진의 장외 경쟁도 불을 뿜었다. 수영장 미디어 좌석은 경기 3시간 전부터 만원을 이뤘고 지정된 포토라인 역시 셔터 누를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진기자들로 가득 찼다. 수영장 1층에 마련된 기자실도 자리가 없긴 마찬가지.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종목별 파이널 경기. 박태환이 출전하는 남자 자유형 200m는 남자 접영 100m와 여자 개인혼영 400m에 이은 3번째로 예정됐다. 하지만 두 경기는 이날 최고의 빅 매치를 고조시키는 분위기 메이커에 불과했다. 경기시작 총성이 울리고, 초반부터 단 한 차례의 접전도 허용하지 않는 질주를 이어가며 아시아신기록으로 박태환이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 한·중·일 기자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공식기록이 전광판에 나오자마자 한국 기자들은 인터뷰를 위해 일어섰다.
인터뷰실도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통역을 대동하고 박태환과 쑨양, 마쓰다가 나란히 앉았지만 주인공은 박태환이었다. 짤막한 소감 후 질문은 박태환에게 쏟아졌다. 중국기자들은 환희가 실망으로 바뀐 원인 찾기에 나섰다. 쑨양은 "오늘 결과에는 만족하지만 경기 전 목표는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박태환과 나의 차이가 드러났다. 박태환과 나는 능력과 경험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자신의 부진이 아니라 박태환의 선전임을 강조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중국 CCTV는 장린의 우승을 예상해 특집방송을 준비했으나, 박태환의 승리로 결정나며 예전 박태환과 장린의 경기모습, 오전에 이뤄진 취재현장, 경기소식을 간추려 30분간 방송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 400m, 1500m서 우승하며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은 "경쟁자들과 좋은 경쟁을 펼쳤다. 첫 경기서 좋은 기록과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남은 6경기도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에서 아시아 최고 기록(1분44초85)을 수립하며 은메달을 딴 데 이어 2010년 아시안게임 첫단추를 금메달로 장식한 박태환은 또다시 약속의 땅 중국에서 다관왕을 향해 더욱 힘차게 물살을 가를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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