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를 따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당초 4, 5개의 금메달을 기대했다고 한다. 총 14개의 금메달 중 일본이 7개, 한국이 6개, 중국이 1개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한국 유도의 스타 왕기춘 선수는 결승전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 선수에 석패했다. 특히 왕 선수는 일본 유도의 간판스타 아키모토 히로유키 선수가 준결승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사실을 알고도 부상 부위를 공격하지 않아 화제를 남겼다. 왕 선수는 경기 이후 "부상 부위를 공격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아키모토 선수는 "왕 선수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승부에 비겁한 건 없다. 약점을 노리는 것도 승부의 일부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왕 선수의 페어플레이 정신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번 광저우 대회에 페어플레이상이 있다면 왕 선수는 분명 후보다.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페어플레이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이 있다. 유네스코는 1964년 이 상을 만들면서 "페어플레이란 성실한 정신, 기회균등을 높이 받드는 정신의 표현"이라며 "온 세계 사람들이 가장 받기를 원하는 상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상 대상자는 국제스포츠기자연맹과 국제스포츠레크리에이션협의회 등이 심사해 결정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페어플레이상을 처음 수상한 선수는 이탈리아의 '누제니오 몬티'. 봅슬레이 선수인 몬티는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개최된 제9회 겨울올림픽대회 때 영국 선수의 썰매가 고장 난 사실을 알고 자신의 불리함을 무릅쓰고 부품을 양보해 제1회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1967년 수상자는 헝가리의 테니스 선수 '이스트반 그리야스'. 그는 단식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가 경련을 일으켜 졸도하는 바람에 기권승을 거둘 수 있었으나 상대 선수가 회복한 뒤 경기를 속행하도록 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처럼 스포츠의 세계에선 금메달이나 우승보다 페어플레이를 더 칭송한다. 그러나 다른 부문에선 외려 바보 취급하거나 경멸하기 일쑤다.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사회' 실현도 페어플레이 정신만 지켜지면 달성된다. 스포츠 분야 외에 사회 각 부문의 페어플레이를 기대한다.
조영창 논설위원 cyc5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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