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은행은 이달 16일 물가상승의 부담을 우려해 올 7월 9일 이후 4개월 만에 2.25%였던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이용하는 가계나 기업에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통상적인 견해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회생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대구의 아파트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속적 금리인상은 시장에 부담
이번 금리 인상은 올 들어 두 번째이다. 잇따른 금리 인상은 지역 아파트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소비자들의 심리 불안이 예상된다. 올 들어 두 번째 인상이고 향후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까지 생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심리 불안은 현재 지역의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지속될 경우 자칫 최근 중소형 위주로 살아나고 있는 지역 아파트시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A연구위원은 "아파트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전세가격이 받쳐주고 있고, 이번 금리 인상은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집을 팔려는 수요와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수요가 늘어 시장 회복 속도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대구의 시장 상황이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과 투자자 시장이 아니라 실수요 시장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시장의 거래량은 중소형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전세시장의 매물 부족으로 매매시장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바닥 인식'으로 인해 시장에 진입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어 이번 금리인상은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7월 금리 인상 후 매매가격 되레 상승
7월 금리 인상은 대구 아파트시장에서는 당초 우려와 달리,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매매가격이 이전보다 소폭 상승했다. 일부 수요자들이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진입을 주저하기도 했지만, 실수요자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7월 금리 인상 후 4개월 동안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2% 상승했다. 금리 인상 직전 4개월 동안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0.22% 하락했다. 결국 금리 인상은 지역 아파트시장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금리 인상 후 달서구가 0.83%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올랐다. 다음은 남구 0.24%, 중구 0.19%, 북구 0.16%, 서구 0.04%, 달성군 0.02% 등의 순으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구는 -0.29%, 수성구 -0.21%의 변동률을 보였다. 하지만 동구와 수성구의 경우에도 금리 인상 직전 4개월보다 하락폭이 줄어 사실상 금리 인상 전보다 시장 상황은 좋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시장상황이 개선된 점에 대해 두 가지 원인을 꼽고 있다. 첫째는 본격적인 가을 이사시즌에 접어들면서 아파트 전세난으로 인해 전세수요가 중소형 매매시장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일부 실수요자들이 아파트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해 매매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소형 아파트만 강세
금리 인상 후 지역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면적별로 보면, 중대형보다 중소형이 강세를 보이는 형태의 양극화 현상이 여전히 두드러졌다. 결혼시즌 전세 수요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66~99㎡ 미만이 1.13% 올라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66㎡ 미만은 0.34%, 99~132㎡ 미만이 0.29% 상승했다. 반면 132~165㎡ 미만은 -0.44%, 165~198㎡ 미만은 -0.38%, 198㎡ 이상은 -0.45%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이후 가격 상승의 원인을 가을 이사시즌의 영향으로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 직전인 3, 4월이 봄 이사시즌임을 감안하면(이때는 가격 하락세), 지난 금리 인상은 지역 아파트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인상은 올 들어 두 번째이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수요자들의 관망세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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