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은정(28·여) 씨는 지난주 백화점에 들러 탈부착 겉옷을 하나 장만했다. 출근길과 퇴근길 일교차가 심해 겉옷 내피를 뗐다 붙일 수 있는 기능성 옷을 구입한 것. 김 씨는 "쌀쌀한 오전과 저녁에는 안감을 붙여 입고 낮 시간에는 내피만 입든지 아니면 겉옷만 입을 수 있어 활동하기에 편하다"고 말했다.
트랜스포머형 의류가 뜨고 있다. 추위가 여느 때보다 빨리 찾아온 데다 아침과 낮 기온이 차이가 크게 나는 등 하루에 가을과 겨울 두 계절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는 영화에 등장했던 변신 가능한 로봇을 일컫는 말로 트랜스포머 의류는 날씨에 따라 옷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꿔 입을 수 있는 옷을 뜻한다.
실제 트랜스포머 의복의 대표적인 디자이너인 터키 출신 후세인 샬라얀(Hussein Chalayan)은 의복에 전동장치를 설치, 옷이 움직이며 변형되는 패션쇼를 선보여 주목받았고 패션 시장마다 속속 트랜스포머형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LG패션 남성복 '마에스트로'가 지난달에 출시한 '뉴 트랜스포머 트렌치코트'도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코트 덕분에 '마에스트로'는 지난해 10월 말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트의 깃이 탈착 가능한 이중 라펠로 제작돼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패션 '헤드'는 바람막이와 다운 내피로 구성되어 무려 5가지 스타일로 연출이 가능한 '트랜스로더 재킷'을 내놔 홈런을 쳤고 '아디다스골프'에서 '투어 360 스톰'(Tour 360 Storm)을 출시해 히트했다.
'빈폴골프'가 선보인 '디오픈 스윙 다운 패딩룩'은 소매 탈부착이 가능해 점퍼와 베스트 두 가지 형태로 입을 수 있는 등 다양한 트랜스포머 의류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김태현 '마에스트로' 팀장은 "이상기온으로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처할 수 있는 코트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고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트렌치코트 인기에 힘입어 계속 상황을 고려한 멀티 아이템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에서도 변신(?) 가능한 옷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최근 2주간 판매한 야상점퍼, 아웃도어 재킷 등의 매출이 지난해 비해 품목별로 40~80% 이상 증가했다.
박효진 대구백화점 남성의류 팀장은 "소매조절이 가능한 점퍼를 팔고 있는 매장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0%나 올랐고 후드를 탈·부착 할 수 있는 점퍼도 60%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측도 "올해는 긴 여름에 이어 짧은 가을 후 초겨울 날씨가 이어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코디가 가능한 기능성 의류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종상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연구원은 "사계절의 구분이 모호해진 요즘 패션업계에서는 날씨 변화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 입을 수 있는 의류를 속속 내놓고 있다"며 "단순한 외형적 변화뿐만 아니라 하이테크놀로지가 적용된 기능성 의류에 대한 개발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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