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돼지 85%나 살처분, 안동 축산업 초토화

한우도 30% 넘어, 축산웅도 위상 흔들

지난달 29일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 사태가 경북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경북의 축산업이 붕괴 위기에 몰리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9일 현재 경북에서는 한우 1만4천879마리, 돼지 9만4천298마리 등 11만여 마리가 살처분 대상으로 지정돼 8만8천여 마리가 매몰됐다. 이에 따라 피해 규모가 1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안동의 경우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지난달 29일 구제역 첫 발생 이후 이달 9일까지 모두 10만5천785마리가 매몰처리돼 전체의 3분의 2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우는 이날까지 전체 4만5천여 마리의 30%인 1만4천136마리가 살처분됐으며, 돼지는 전체의 85%가 살처분돼 양돈농가가 구제역 직격탄을 맞았다.

이 밖에 의성 2천667마리, 예천 470마리, 영주 208마리, 영양 121마리, 봉화 37마리 등이 살처분됐다.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소와 돼지도 살처분되기 때문에 살처분되는 가축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축산 웅도 경북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지역 한·육우는 63만여 마리로 전국에서 1위, 돼지는 143만8천 마리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60만 마리에 달하는 전국 최대의 축산 산지인 안동과 영주 등 경북 북부지역에 구제역 직격탄을 맞았다.

축산농가들은 "당국이 가축 살처분에 따른 보상금을 시가로 지급하지만 송아지와 돼지 새끼를 다시 길러 출하하려면 2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생계가 막막하다"면서 "구제역은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축산농가들이 축산에 대한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소비 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지역 한 축산농가는 "지난해에 비해 축산 소비가 소폭 감소한 것 같다"면서 "구제역에 걸린 고기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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