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 낙동강방어선 뚫렸다…의성까지 남하

대구 경북 전역 확산 가능성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낙동강 방어선'을 뚫고 의성까지 남하하면서 경북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경북 중심에 자리 잡은 의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그동안 북부지역에 국한됐던 구제역이 영천, 경주 등 남동부 지역과 상주, 칠곡 등 남서부 지역으로 번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관계기사 10면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한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13일 의성 안사면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방역 당국은 구제역이 경북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루인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졌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안동시 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9일 안동시 와룡면 양돈단지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한 이후 낙동강 방어선 지키기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낙동강을 건너 의성과 맞닿아 있는 일직면 국곡리 등의 양돈농장 돼지에 대해 일찌감치 살처분하는 등 낙동강 방어선 지키기에 노력했다. 이 때문에 안동 구제역은 남선면 이천리 한우농가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낙동강을 넘어서지 않았으며 대부분 북서쪽에서 집중 발생했었다. 안동시 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지면 의성이 위험할 수밖에 없다. 의성은 경북 최대 양돈단지가 있는 영천, 한우 고장 상주와 맞닿아 있어 경주, 구미, 대구 등 대구경북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낙동강 방어선 남쪽인 의성 안사면 한 농가에서 구제역 한우가 나타나자 축산농가와 공무원들은 허탈감과 함께 불안해하고 있다. 의성군은 구제역 발생 농장을 기준으로 반경 500m 내 15농가에서 사육 중인 한우 등 우제류 115마리에 대한 살처분 및 매몰 작업을 마쳤다. 또 구제역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발생지인 안사면에서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를 연결하는 도로를 비롯해 신평·안평·안계면 등으로 향하는 6개 주요 도로를 완전 패쇄했다. '의성마늘소'를 키우는 농민 김모(55) 씨는 "전 군민이 마늘소 등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방역 활동에 나섰는데 의성에서도 구제역이 나타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군위군은 의성 봉양면과 군위읍 사이에 방역 초소를 설치하는 한편 긴급 반상회를 열어 1만1천805가구에 구제역 방역을 위한 겨울철 소독 요령, 구제역 증상 및 육안 식별 방법 등을 집중 홍보했다. 구미시는 구미IC는 물론 인접 시·군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변 21곳에 통제초소를 가동하고 소독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전 공무원이 비상 근무를 하고 있다.

한편 영덕에서 구제역이 또다시 발생했다. 영덕군은 14일 축산면 도곡리 첫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500m 떨어진 한 농가 한우가 구제역 양성으로 판정됐다며 이 농가 한우 38마리를 예방차원에서 13일 이미 살처분한 데 이어 반경 500m 이내 3농가 한우 40마리를 추가로 살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영주시 평은면 지곡2리 한우 농가의 한우도 14일 구제역인 것으로 판정이 났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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