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디슨, 삼성에 매각…대구, 대기업 투자유치 '성큼'

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디슨을 삼성전자가 인수함에 따라 '대기업 유치'라는 대구시의 꿈이 이뤄질 수 있느냐에 지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슨 최대 주주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가 메디슨 지분 보유분 40.94%를 삼성전자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3천억원 이상이며,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 산하의 경영위원회를 열어 메디슨 인수 건을 의결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사업을 핵심 신수종사업으로 정한 삼성의 인수 의지가 더 강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투자유치 MOU를 체결한 메디슨을 놓고, 그동안 어느 대기업이 메디슨을 인수합병하더라도 대구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큰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당시 메디슨은, 생산공장은 성서5차산업단지 또는 신서경제자유구역에, R&D센터는 대구경북의료단지에 설립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게 대구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달 초 출범한 대구경북의료단지 운영법인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 메디슨이 출연기관으로 참여한데다 메디슨이 인수회사인 삼성에 제시한 '사업 및 투자소개서'(IM)에 대구경북의료단지 투자 내용을 강조(본지 11월 26일자 14면 보도)한 것으로 알려져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의 눈치다.

대구시 관계자는 "삼성은 올해 5월 헬스케어 등 신수종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한 뒤 메디슨을 인수합병하는 터라 IT산업에 강점이 있고 의료단지를 조성 중인 대구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김범일 대구시장이 최근 삼성그룹의 전략기획실 수장으로 선임된 김순택 부회장과 직접 여러 차례 만나면서 삼성의 대구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이 메디슨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지난해 대구시와 체결한 메디슨의 '대구경북의료단지 생산시설 및 연구시설 투자약속'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벤처의 아이콘에서 법정관리의 나락에 떨어졌던 ㈜메디슨은 올해 세계 초음파 장비 시장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리며 비상의 날개를 폈다. 글로벌 업계 순위도 5위로 훌쩍 올라섰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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