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대구와 무주, 전주를 거쳐 새만금에 이르는 동서 7축 고속도로 예산도 '형님예산'으로 봐야 합니까?"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함께 포항이 지역구인 이병석 의원(포항북)에게 야당이 주장하는 형님예산 공세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는 대뜸 '동서 7축고속도로'부터 꺼냈다.
"동해남부선과 동해중부선 등 포항과 연결되는 SOC예산을 '형님예산'으로 분류하는 민주당의 기준에 따른다면, 포항~새만금을 잇는 이 동서7축고속도로도 형님예산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죠."
실제로 민주당은 2년 전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이 사업을 '형님예산'이라고 공세를 펴다가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 적이 있다. 오히려 이 사업은 민주당 강봉균, 정세균, 정동영 의원 등 중진들의 지역구 예산이라고 해야 맞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번 형님예산 공방에서 분명하게 짚어야 할 것이 있다"고 전제하고는 "국회의원에게 지역구는 정치생명의 원천인데 관련된 국책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의정활동의 기본이자 전부 아니냐"고 강조했다. 또 "내 지역구 한복판에 있는 영일만 신항만사업에 2005년부터 5년간 8천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9월부터 신항이 가동되고 있다. 이것을 야당 측이 '형님예산'이라고 하는데 대꾸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지난 2년간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을 맡아 SOC 예산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포항을 기점으로 영덕, 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과 울산을 잇는 동해남부선철도 역시 이 의원 지역구인 포항북구의 포항역이 시발점이다. 모두 이 의원이 역점을 둔 국책사업이었다.
그는 "다른 지역과 연결된 복합국책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스스로 발벗고 나서지 않은 채 옆 동네 국회의원에게 부탁하거나 위탁해 관리해달라는 의원은 어디에도 없다"며 "옆 동네 의원이 아무리 힘세다고 소문났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형님예산'이라는 덧칠로 대통령 출신 도시를 공격하고 대통령을 음해하고 공격하는 구실과 도구로 '형님'(SD)을 끌어들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이 오로지 형님을 위해 국가예산을 편파적으로 운용한다는 얘기 아니냐"며 "야당의 저급한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3선 중진인 이 의원은 포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피해를 본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려다가 일찌감치 뜻을 접은 그는 지난 4월에도 출마를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당시 그는 "정권을 탄생시킨 친이 정통 주류세력이 책임정치를 실현할 때"라며 '친이 직계'라는 점을 출마명분으로 삼았지만 화합을 내세운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양보했다. 이후 7월 전당대회 직후 다시 기회가 왔고 핵심당직인 사무총장에 기용될 것이 확실시됐으나 총리실 사찰논란이 '영포회 파문'으로 번져 다시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 의원이 이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중진 정치인으로 발돋움하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권 주변에서는 그가 내년 원내대표 경선 재도전을 통해 이 대통령과 형님을 넘어서는 정치적 비상(飛翔)을 꿈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