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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값 폭등… 호떡가게·동네빵집 '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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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을 비롯한 제빵 재료값이 속속 오르고 있지만 영세한 제과·제빵업체들은 판매부진을 우려해 가격인상을 할 수 없어 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설탕을 비롯한 제빵 재료값이 속속 오르고 있지만 영세한 제과·제빵업체들은 판매부진을 우려해 가격인상을 할 수 없어 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하늘 모르고 치솟는 설탕값이 영세 제과업체와 호떡가게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내년부터는 밀가루 가격마저 오를 기세여서 제과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2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A제과점. 크리스마스 이브 케이크를 사러 온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대목을 맞이한 이곳 사장 이정부(64) 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전날 15㎏당 1만6천800원 했던 설탕값이 1만8천200원으로 치솟았기 때문. 35년간 제과점을 운영해왔다는 사장은 "IMF 이후 설탕 가격이 이렇게 폭등한 건 처음이다. 설탕값이 오르면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앙금과 초콜릿 등 주재료 가격도 덩달아 상승한다"며 "그렇다고 빵값을 올려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숨지었다.

영세 제과업체들은 설탕값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힘겹지만 제품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는 처지다. 그러잖아도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가격까지 올리면 고객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구 산격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이승환(40) 씨는 "원자재 가격은 한번 상승하기 시작하면 잘 내리지 않는데 마진이 줄어들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영세 호떡 판매 노점상들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산격시장 인근에서 호떡을 파는 B(64·여) 씨는 강추위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재료값이 더 무섭다고 했다. 그는 "호떡 가격은 벌써 700원까지 올랐다. 안 그래도 비싸다는데 또 어떻게 가격을 올리겠느냐"며 "재료값이 계속 오르면 우리 같은 서민들은 장사를 할 수 없다"고 속상해 했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설탕과 밀가루 등 67개 수입품목의 관세율을 할당관세를 통해 인하한다고 밝혔지만 설탕과 밀가루값을 잡지는 못했다. 정부 발표 다음날 CJ제일제당은 설탕 출하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1천195원이던 흰설탕 1㎏은 1천309원(부가세 포함)으로, 1만5천403원이던 15㎏은 1만6천928원으로 각각 9.5%, 9.9%씩 올랐다. 또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밀가루 가격 인상설도 돌고 있어 영세 제과업체와 서민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한제과협회 대구경북지부 김원상 사무국장은 "지난달 말부터 설탕값이 움직여 3~5% 정도 인상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10%나 뛰었다"며 "협회 차원에서 재료 공급업체를 만나 설탕과 밀가루값 인상을 늦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동구매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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