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40) 대구시 남구 대명3동주민센터 '또이스 치킨찜닭'

매콤달콤 양념'쫄깃쫄깃 당면에 멈출 수 없는 식욕

밥은 여럿이 어울려 먹어야 맛이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혼자 먹으면 입맛을 잃고 젓가락을 깨작거리게 된다. 연말인 요즘 여기저기서 "밥 한번 먹자"는 요청이 잦다. 하지만 정작 밥집을 선택하려면 마땅한 식당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대구시 남구 대명3동주민센터 직원들은 이 같은 고민은 전혀 없다. 주민센터 바로 앞에 멋진 찜닭전문집 '또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 회식을 할 때나 점심시간 때면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긴다. 김봉기 동장이 앞장서면 모두들 기분좋게 따라 나선다. 이미 또이스 찜닭의 독특한 맛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주민센터 직원들의 회식에는 동네 어르신들도 동참한다. 찜닭에다 생맥주 한잔씩 곁들여 대화를 나누는 자연스럽고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가끔 입맛이 없을때는 매콤한 음식이 생각난다. 매콤한 음식이라면 당연히 찜닭이 첫순위다. 남구 대명3동 주민센터 민승희 씨는 "또이스는 닭전문집이면서도 전혀 닭집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게 장점"이라며 "최근 손님들의 취향에 맞춰 리모델링을 해 2층에서 보면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는 느낌이 좋고 은은한 조명까지 설치해 마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양식을 즐기는 기분"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역시 음식은 분위기가 좋아야 맛도 좋은 법. 함께 동석한 손영대(64) 주민자치위원장은 "평생 닭을 먹어봤지만 이곳처럼 맛있는 찜닭집은 없었다"며 "찜닭은 대구지역 어떤 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것"이라고 적극 추천한다. 또이스 치킨찜닭집은 4층 건물에 1, 2층은 손님들을 맞이하는 곳이다. 자연히 손님들도 다른 음식점처럼 배달을 요청하지 않고 직접 가게로 방문한다. 이 같은 또이스는 21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주인 이장우(57) 대표는 이 동네에 치킨집으로 터를 잡은 이래 단 한번도 품목을 바꾸지 않았다.

대표음식은 단연 찜닭이다. 이미 20년이 넘은 오랜 전통을 이어오며 고객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노임열(64) 뉴타운 재개발추진위원장은 "가격도 저렴한데다 맛도 좋아서 특히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한다. 주민센터 조경진 씨는 "이집의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맛"이라며 "특유의 매콤하고 달콤한 맛이 자꾸 입맛을 당기는 묘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대화를 하는 동안 주문한 찜닭이 나왔다. 일단 양이 푸짐해서 마음도 푸근해진다. 점심시간에는 4명이 밥과 함께 먹어도 충분할 정도의 양이다. 겉모습은 여느 찜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음식이 나오자마자 너도나도 젓가락들이 바쁘게 오간다. 쫄깃한 당면은 늘 첫번째 입맛의 대상이다. 당면으로 입맛을 자극하자 곧바로 시장기가 감돈다. 매콤한 맛에다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매콤한 맛은 곧 기분좋은 느낌으로 바뀐다. 무엇인지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다른 찜닭과는 맛이 구별된다는 느낌이다. 언뜻 감칠맛을 분석해보니 시골의 토종닭을 먹던 느낌이다. 또 다른 맛 즐기기는 양념에 밥 비벼먹기. 찜닭으로 어느정도 배를 불린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에 남은 양념으로 만든 비빔밥은 매운 혀를 달래주기에 적당하다. 비빔밥은 여럿이 함께 한숟가락씩 나눠먹는 재미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숟가락만 더"라고 하다보면 늘 과식이다.

21년동안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결에 대해 이 대표는 "품질좋은 닭과 국산 양념을 쓰는 것"이라고 은근슬쩍 넘어간다. 김봉기 동장은 "이 대표는 찜닭집을 하면서 얻은 소득의 일부를 늘 주위에 베풀고 있다"며 "지난달에는 리모델링 후 개업식 비용 전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선뜻 지원 하는 등 수시로 지역에 환원하고 있어 동네 주민들로부터 신임이 두텁다"고 말했다. 3년전부터 아들 상일(29) 씨도 동참, 가업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센터 김봉수(46) 주무관은 "통닭집을 대물림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문 현상인데 그만큼 손님들에게 널리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이스 찜닭의 고객들은 대부분 단체손님이다. 대학생 단골도 많다. 맛도 특별나지만 분위기도 좋아 먼곳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다. 그래서 다른 닭집들과는 달리 이곳은 늘 밤 늦게까지 손님들로 붐빈다. 야채찜닭은 1만7천원, 양념치킨과 프라이드, 간장, 통구이 등은 1만4천원이다. 예약은 053)628-0745.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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