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뇌출혈 증세를 보인 40대 여성이 제때에 수술을 받지 못해 중태에 빠졌다. 이 환자는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3개 병원에 다니다 발병 5시간이 지나서야 영남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열흘째 의식 불명 상태다.
병원의 해명도 갖가지다. 첫 병원에서는 2차 의료기관이어서 응급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옮긴다고 했다. 이어 찾은 경북대병원 측은 전산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 중이어서 진료가 어려워 응급처치만 한 뒤 다시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병원 역시 2차 의료기관으로 수술이 어렵자 결국 영남대병원으로 옮겼다. 이 사이 환자는 2차 출혈이 일어나 회복이 더욱 어려운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 과정을 보면 지난해 11월 장 중첩 진단을 받은 4세 여아가 몇몇 병원을 전전하다 끝내 사망한 사례와 비슷하다. 첫 병원에서는 당시 어느 대형 병원도 환자를 받을 형편이 안 된다고 해 경북대병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경북대병원 측은 진료가 어려워 응급의료정보센터에 환자를 이송하지 말라고 미리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대구의 응급의료체계가 형식적이며,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응급의료체계는 휴일이나 야간에 발병하는 뇌혈관이나 심근경색 등 분초를 다투는 긴급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것과 같다. 이번 사건은 이 체계가 형식적임을 드러낸 것이다. 병원 간 이해관계로 응급의료체계 확립이 어렵다면 대구시가 나서야 한다. 기본적인 의료 안전망도 갖추지 못하면서 아무리 메디 시티 추진을 외쳐봐야 헛구호일 뿐이다. 대구시는 대학병원 등 대형 병원과 긴밀한 협조로 응급의료체계를 철저하게 재점검해야 한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오가다 아까운 인명이 희생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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