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중국인이 현지인으로 신분을 위조해 핵심 인프라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에 이어 이번에는 국가 전력망 사업에 관여한 기업 대표까지 중국 국적자로 확인되면서 필리핀 당국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필리핀 이민국은 지난 6월 말 전력망 공사업체 맥시프로 개발의 대표이자 소유주인 로런스 케 사이를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필리핀 당국은 사이가 부정하게 취득한 필리핀 여권과 출생증명서, 혼인증명서 등을 이용해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속여온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2009년 외국인등록증에는 그가 중국 푸젠성 출신의 중국 국적자로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 산도발 필리핀 이민국 대변인은 "그는 즉시 구금됐다"며 "외국인이 필리핀 서류를 이용해 필리핀인으로 위장하는 것은 이민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맥시프로는 필리핀 전국전력망공사(NGCP)의 협력업체로, 지금까지 전력망 관련 프로젝트 11건을 완료했으며 현재도 6개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중국인이 자국민으로 신분을 세탁한 뒤 주요 분야에서 활동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부 루손섬 밤반시의 앨리스 궈 시장이 중국인 신분을 숨긴 채 필리핀인으로 위장해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그는 범죄단지를 운영한 혐의로 해외 도피 끝에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8월에는 광산 재벌 조지프 사이도 지문 감식 결과 중국 국적자로 확인돼 체포됐다. 그는 부정한 방법으로 필리핀 국적을 취득하고 해경 명예직까지 맡아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적을 위조해 전력과 통신 등 국가 핵심 인프라 분야에 접근하는 사례가 안보 차원의 중대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니엘리토 히메네스 변호사는 SCMP에 "가짜 필리핀 신분을 이용해 전력·통신이나 여타 핵심 인프라 같은 전략적 산업에 진입하는 것은 분명히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돼야 한다"며 "이는 외국인 소유권에 대한 헌법적 제한을 우회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필리핀군 대변인도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핵심 인프라를 장악할 경우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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