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연지기를 품고 있는 군자는 고궁하고, 어딜가나 화이부동.'
매일 아침 8시 KBS 라디오를 통해 출근 시간대 국민을 상대로 '3분 고전'을 진행하고 있는 박재희 교수에게 거꾸로 물어봤다. "지금까지 전해 준 '3분 고전'이나 특강 중 가장 가슴에 새길 만한 강의 세 가지만 들려주세요."
600번에 이르는 '3분 고전'과 숱한 특강 중에서도 그는 자신의 삶에도 근간이 되며, 가슴 속 깊이 뿌리박고 있는 '베스트 3'를 들려줬다. 이 세 가지는 대체로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한자성어이지만 박 교수가 의미를 부여하자 그 한자성어는 살아있는 생선처럼 가슴에서 펄떡거렸다.
첫째는 '군자 고궁(固窮)'. 굳을 고, 궁할 궁이다. 의미를 부여하면 군자는 어렵고 궁핍할 때 더 굳고 심지가 깊어진다는 뜻.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나오는 소나무처럼 날씨가 더 추워야 비로소 그 푸르름의 진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자신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전성기'라고 부를 정도로 이 말을 좋아한다.
둘째는 '화이부동'(和而不同). 멋있게 뜻풀이를 했다. 이 말은 '서로 다른 악기로 연주하는 화려한 오케스트라'. 그는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말"이라며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개성들이 멋진 화합을 이뤄낼 때 그 사회는 아름답고 감동이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호연지기'(浩然之氣). '훈장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좋은 마음가짐이 있겠냐고 털어놨다. 언제나 마음 속에 옳은 마음(義)을 새기고 다닌다면 대장부로서 호연지기는 저절로 길러질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가 추천한 이 세 가지 교훈은 마치 활어회 3점이 입안에 감돌 듯 기자에게도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처럼 귀에 쏙 들어왔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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