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비극적인 샴 쌍둥이 힐튼 자매

데이지 힐튼과 바이올렛 힐튼 자매(1908~1969)는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들은 미모와 춤실력도 갖췄지만, 무엇보다 엉덩이가 서로 붙어있는 샴 쌍둥이였기에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샴 쌍둥이란 19세기 미국 서커스단에 있던 샴(타이의 옛말) 출신의 남자 결합쌍둥이에서 유래됐다. 이 형제는 각자 결혼해 아이를 갖고 정상적인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자매는 전혀 그렇지 못했고, 삶 자체가 슬펐다. 미혼모인 생모는 1908년 오늘, 자매를 낳자마자 힐튼이라는 여성에게 입양시켰다. 힐튼 부인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자매를 돈 버는 데 이용했다. 걸음마 때부터 노래와 춤을 배웠고 세 살 무렵 순회공연에 나서 미국까지 진출했다.

이들 자매는 성인이 돼 미국에서 영화에 출연하고 돈을 꽤 벌었다. 그러나 영화 투자에 실패하고 무일푼이 되자 매니저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자동차 극장에 버리고 달아났다. 자매는 18년간 동네 잡화점에서 일하며 고달픈 말년을 보냈다. 1969년 1월,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샴 쌍둥이의 사체가 자택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데이지가 독감으로 먼저 죽고, 바이올렛은 일주일간 혼자 움직이지 못하다 그 뒤를 따랐다고 한다.

박병선(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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