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를 해넣는다'고 말한다.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똑같은 물건을 값싸게 사는 것처럼 헐값에 해도 되는 걸까? 집짓기를 가정해보자. 철저한 설계, 지반 다지기, 골조, 수도배관 공사는 제대로 안 하고 마무리 미장, 도배만 그럴듯하게 했다면 당장은 비를 피할 수 있겠지만 그 집의 수명은 어떻게 될까? 치과에서 '이를 해넣는다'는 것도 비슷하다.
적절한 수복, 신경치료, 잇몸치료 등의 철저한 밑 작업 후 치아형성, 정밀인상, 주조 단계를 거쳐 내 몸에 맞게 맞춤 제작하는 종합 예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잘 맞는 치아는 씹는 면, 인접면, 보철물과 치아의 경계면 등 크게 세 부분을 살핀다. 씹는 면은 너무 강하게 닿게 되면 치아가 동통을 느낄 수 있고, 약하게 닿으면 덜 씹힌다. 여기에 좌우 측으로 턱 운동을 했을 때 어금니는 닿지 않게, 앞니는 턱 운동을 유도하면서 닿아야 한다. 어금니에 먼저 닿게 되면 턱 관절에 가까이 위치한 어금니가 힘을 많이 받아 불편감이 생기고, 나아가 치아의 파절이나 턱관절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인접면은 보통 치실이 들어가면서 어느 정도의 저항감이 들 정도로 인접치아와 접촉을 갖는 것이 원칙이다. 너무 약하면 음식물이 끼기 쉽고, 너무 강하면 인접 치아에 불편감을 줄 수 있다. 치주질환이 있어서 치료받은 치아의 경우, 인접 접촉을 위아래로 길게, 옆으로 넓게 접촉을 만들어 주어야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좀 덜 끼게 된다.
경계면의 경우, 잘 맞지 않아 경계에 틈이 생기게 되면 2차 우식(이가 썩는 것)이 생길 수 있고, 특히 신경치료가 된 치아에서 틈이 생기게 되면 우식이 진행돼도 동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완전히 썩어서 치아를 뽑아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때에는 냄새가 나면 한 번쯤 의심해보는 것도 치아 우식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잘 맞는 보철물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무면허 치과의료 종사자가 만든 치아를 사용하는 환자를 볼 때마다 치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잘 맞는 이뿐만 아니라 심미성, 즉 보기에 예쁜 것도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대구광역시 치과의사협회 제2법제이사 조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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