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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만학도 40년 만에 이룬 '빛나는 고교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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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매천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만학도 이두섭(61) 씨가 교내 행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하던 모습.
▲9일 대구 매천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만학도 이두섭(61) 씨가 교내 행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하던 모습.

매천농수산물시장 상인 이두섭 씨

2008년 매천고 입학, 3년간 공부

손자까지 얻은 한 60대 만학도가 40여 년 만에 꿈에 그리던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돼 화제다.

대구 매천고등학교의 첫 졸업생 중 한 명이 된 이두섭(61) 씨가 그 주인공. 9일 졸업식을 앞둔 이 씨는 "평생의 꿈이었던 졸업장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씨가 이처럼 어렵게 고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된 사연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동 풍산중학교를 졸업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고등학교 문턱을 밟아보지 못했다.

배움에 목말랐던 그는 이후 호남비료공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독일인 프리츠 호만이 자비로 세운 '호만애암 학교'를 다녔지만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한 곳이었다. 그마저도 2학년 무렵 재정난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펜을 놓아야 했다.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20여 년 동안 점포를 운영 중인 이 씨는 2008년에야 신설된 매천고 교문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어렵게 입학한 고교에서 이 씨는 배움의 열정을 불살랐다. 새벽에 일어나 가게 문을 열면서도 학교 수업 후에는 외국어학원을 다니는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씨의 담임인 박상희 교사는 "쉽지 않았을 텐데 나이를 잊은 채 열심히 학교를 다니는 모습에 감탄했다"며 "손자 같은 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맏형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 학급을 운영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손자를 얻었고 이번에 고교 졸업장을 손에 쥐는 등 좋은 일이 잇따라 생기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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