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가에서 '금요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주 5일제 확산으로 전통적으로 쇼핑의 날로 인식되던 일요일 매출이 줄어드는 반면 금요일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금요일 매출 증가는 대표적인 선진국형 쇼핑 형태 중 하나"라며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레저를 즐기는 탓에 쇼핑객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뜨는 금요일, 지는 일요일
최근 3년간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요일별 매출 추이를 집계한 결과 일요일 매출 비중은 2004년 23.5%에서 지난해 22.1%로 해마다 줄었다. 반면 금요일 매출은 같은 기간 15.4%에서 17.1%로 상승했고 토요일 역시 20.7%에서 21.1%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가속화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소 제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역 업체 특성상 2004년 주 5일제 시행 초기에는 동참 업체가 적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주 5일제 시행 업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시철도 이용객 추이를 봐도 뚜렷하다,
도심 상가가 몰려 있는 동성로 인근의 반월당 역사의 경우 '금요일' 이용객이 가장 많았다. 지난달 반월당 1·2호선 요일별 평균 수송 인원을 분석한 결과, 금요일 수송 인원이 2만9천496명으로 1위에 랭크됐다.
반면 일요일은 토요일 2만5천326명에 비해 7천 명이나 적은 1만8천262명을 기록, 한 주 중 꼴찌였다.
롯데백화점 한 관계자는 "주5일제나 격주제를 시행하는 대구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백화점의 매출도 일요일에서 금·토요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뜨는 금요일'의 경우 주 5일제 시행으로 손님이 몰리는 러시아워 시간대가 크게 변했다.
에전에는 점심 시간 방문객이 많았지만 요즘은 오후 6시 이후가 피크타임이 됐다.
동아백화점 전략마케팅팀 김태영 팀장은 "금요일과 토요일 백화점 매출이 느는 주된 요인은 주 5일제 시행으로 금, 토요일에 쇼핑을 하고 일요일은 가족단위 나들이 등 여가 활동에 투자하는 사회풍토 때문"이라며 "백화점마다 금요일 오후부터 각종 사은행사나 쿠폰행사를 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요일은 여전히 쇼핑의 날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16일까지 목요일 매출을 기준(100)으로 요일별 일평균 매출을 산출한 결과 금요일 254, 토요일 357, 일요일 300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매출 추이를 확인한 결과 토요일이 273으로 가장 높았고 일요일이 260으로 뒤를 이었다. 금요일은 199로 3위를 차지했다.
동아백화점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토요일 140, 일요일 129, 금요일 119 순이었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롯데백화점처럼 영화관 등 인구 흡인 요인이 약한데다 백화점 주변 평일 근무족들이 금요일 오후를 기점으로 갑자기 빠지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주말 매출이 주중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매출이 가장 저조한 날은 월요일로 조사됐다. 세 백화점 모두 월요일 매출이 기준(100)에 미달하는 등 다른 요일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주중과 주말 쇼핑 패턴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주중에는 식품관이 신선야채와 수산, 정육 등의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주말에는 가족단위 이용객 증가로 푸드코트, 식당가 등의 매출이 평일 대비 약 20% 이상 증가했다.
의류 부문에서도 40대 이상 여성 의류가 평일 강세를 보였고 주말에는 남성의류와 영캐주얼 부문에서 매출 신장세(평일보다 약 20% 이상)를 나타났다. 주중 식품관은 최근 물가상승 탓에 떨이판매와 덤 판매가 이뤄지는 오후 7시 이후에서 폐점까지 주부들이 몰리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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