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문화재단이 넘어야 할 과제

대구문화재단이 올해 문화예술 진흥지원사업을 확정했다. 364개 사업에 19억 3천300만 원 규모다. 재단은 올해 1, 2차로 나눠 사업 공모 신청을 받았다. 그 중에서 지원액이 많은 집중기획지원사업과 우수기획지원사업이 큰 관심을 끌었다.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하는 집중기획지원사업에는 31개 단체 중 3개 단체, 우수기획지원사업은 34개 단체 중 12개 단체를 각각 선정했다.

재단의 이 사업은 대구문화예술단체에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대구시의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재단으로 이관되면서 이 신청에서 탈락하면 사실상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재단으로서나 예술단체로서나 올해 1년의 농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는 말할 것도 없고, 대구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치밀한 미래 청사진이 필요하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잡음은 줄었지만 아직도 재단의 이 사업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비다. 부족한 것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이 한도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한 번 예산을 책정해놓으면 이월이 불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다소 미흡해도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분배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1천만 원 미만이면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해 나눠줄 수도 있지만 지원금의 액수가 커지면 문제가 다르다. 나눠주기를 하거나 선정할 만한 사업이 없는 데도 강제로 집행하는 것은 대구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심사위원 구성도 문제가 많다. 재단이 장기적으로 대구를 대표할 만한 사업에 지원하기 위해 만든 집중지원기획사업은 심사위원이 5명뿐이었다. 그것도 음악, 미술 등 분야별로 달라 밀도 있는 심사를 기대하기 힘들었다. 지원을 요구하는 단체도 반성해야 한다. 연례성이거나 일회성에 지나지 않는 행사에 많은 금액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받으면 좋고, 못 받아도 그뿐이라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단은 평가단을 구성해 중'대형 사업을 철저하게 평가해 그 결과를 다음해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 작업은 장기적으로 대구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특히 집중지원기획사업은 이러한 틀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재단이 단순하게 지원금을 나눠주는 역할을 넘어 문화 어젠다를 제시하고 문화예술단체와 함께 이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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