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과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기대감도 앞섭니다."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편입생(3년)으로 입학한 재일교포 3세이자 시각장애인인 홍선홍(24'사진) 씨. 대학졸업 때까지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 국적을 가진 그는 2011학년도 편입 전형에서 한국학생들과 경쟁해 당당히 합격 증서를 받았다.
3년 전만 해도 '안녕하세요'밖에 몰랐던 홍 씨가 한국 대학 입학을 결심한 것은 한국문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 때문. 일본 국립 쓰쿠바기술대학(정보시스템학과)을 졸업한 후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2008년 5월 처음으로 한국에 온 그는 서울 소재 대학들의 문을 두드렸지만 매번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다행히 대구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장애인 교육 지원이 원활한 대구대를 소개받아 지난해 3월 대구대 한국어 과정에 입학했다.
하지만 한국 대학 입학까지 많은 난관을 넘어야 했다. 당장 점자교재를 구하기가 어려워 NHK 라디오 방송의 한국어 강좌를 통해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일본에 유학 온 한국 유학생에게서 한글점자의 기본기를 배웠고 또 그를 통해 한글 점자책도 구해 볼 수 있었다. 그는 체계적인 한국어 과정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홍 씨는 "단어나 문법 공부는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속담이나 관용어는 부연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렵다"며 "한국어 선생님과 친구들이 이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친절하게 얘기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친구들 덕분에 성격도 많이 밝아졌다. "마음이 통하는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변했다"며 "한국어 점자책을 일본의 교포 시각장애인들에게 공급하며 한국의 시각장애인과 일본에 있는 교포 시각장애인과의 교류를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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