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어설픈 국정원, 쇄신이 필요하다

국가정보원 직원 3명이 방한 중인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숙소에 침입, 정보를 빼내려다 도망간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문제의 국정원 직원들은 국정원 제3차장 산하 산업보안단 소속 요원들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이들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 관련 정보를 캐내려다 발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정원의 어설픈 정보 수집 활동은 국제적 망신을 사면서 인도네시아와의 외교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정원 직원들은 잠입 과정에서 폐쇄회로 TV에 얼굴을 노출시켰고 인도네시아 특사단에 발각되자 들고 나오던 노트북을 되돌려주면서 지문까지 남겼다. 선진국 정보 기관에선 있을 수 없는, 어이없고 황당한 소행이다. 이로 인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던 T-50 고등훈련기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꼬이게 됐고 인도네시아 정부를 달래야 하는 등 국익과 외교적 손실을 초래했다.

국정원의 잘못은 이전에도 있어왔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지난해 6월에 리비아 주재 외교관으로 활동하던 국정원 직원이 현지에서 군사 정보 등을 수집하다 발각돼 추방, 외교적 수습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에서 국정원이 북한군의 연평도 도발 가능성을 사전 인지했는지 논란을 빚는 과정에서 부실한 대응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국정원은 산업 정보를 보호하고 대북 정보 활동에도 나서는 등 국가 안위를 지키는 최고 정보 기관이다. 그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 아마추어처럼 서툰 정보 수집 활동으로 국익을 해치는 누를 잇따라 범하고 있다. 공명심에 불타서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했다거나 국방부 등 다른 기관과의 갈등설도 불거지고 있다. 사표를 제출한 원세훈 국정원장 등 수뇌부의 물갈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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