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폰은 내 마음대로…" 아이폰 '탈옥 러시'

지난달 아이폰4를 구입한 이모(34) 씨는 같은 직장 동료의 아이폰이 자신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동료의 아이콘 배치와 모양부터가 달랐고, 앱 스토어에서 볼 수 없던 다양하고 편리한 앱이 다수 있었다.

이 씨는 "처음에는 더 비싼 모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해킹을 거친 속칭 '탈옥폰'이었다"며 "공짜로 유료 앱을 다운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바로 탈옥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해킹을 통해 공짜로 유료 앱을 즐기는 이른바 '탈옥폰'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는 이미 10만 명 이상의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탈옥'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폰을 판매하는 통신사 대리점까지 먼저 탈옥을 권하는가 하면 인터넷 포털에서는 탈옥 '비법'을 알려주는 웹 문서가 넘쳐나고 있는 것.

아이폰 사용자들이 줄줄이 탈옥을 감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통신업계에선 아이폰을 만든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PC등 개방형 운영 환경(OS)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폐쇄적인 아이폰 시스템이 반가울 리 없다는 것. 아이폰의 기능에는 환호하지만 애플의 독재에 항거하고 싶은 유저들이 '탈옥'이라는 일탈행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얇아진 지갑도 탈옥폰 급증에 한몫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유료 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데다 서비스 다양성도 월등하기 때문. 공짜 앞에 장사 없다는 설명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탈옥폰은 A/S나 해킹, 프로그램의 운영 속도 등 기존 아이폰에 비해 품질면에서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그러나 각종 유료 앱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는 점과 갇힌 틀을 싫어하는 젊은이들 위주로 탈옥을 감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스마트폰 폭소 앱이 경기 특수를 누리고 있다.

팍팍한 일상을 위로해 주는 행복 바이러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이틀 전 직장인 최인성(37) 씨는 친구의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고 배꼽을 잡았다. 친구가 문자 패러디 앱을 통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를 이용해 문자를 보내온 것. 검색 1순위로 최인성 2세, 2순위로 최인성 행복감 등 7위까지 온통 가족의 행복을 비는 키워드가 새겨져 있었다.

앱 개발자들은 "앱 개발 추세도 경기 상황을 일정 부분 반영한다"며 경기 상황이 나쁠 땐 패러디 앱을 비롯한 웃음 코드가 인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탈옥(Jailbreaking)=애플사의 아이폰(iPhone) 잠금장치를 해제해 사용자의 루트에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타 회사에서 사용하는 서명되지 않은 코드를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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