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협의회가 2012학년도 대학 입시 전형을 수정 발표했다. 지난해 말 첫 발표 때보다는 논술의 비중과 전형 방법이 다소 줄었다. 논술을 치르는 대학은 47개 대학에서 41개 대학으로 줄고, 전형 방법은 3천678개에서 3천298개였다. 그러나 논술의 영향력은 여전하고, 전형 방법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재정지원을 앞세운 교과부의 요구에 대학들이 줄이는 시늉만 했기 때문이다. 논술을 폐지한 학교는 6곳에 지나지 않고 수도권의 주요 상위 대학은 여전히 전체 정원의 30% 이상을 논술을 반영해 선발한다. 반영 비율만 10~20% 포인트 낮췄을 뿐이다.
이렇게 해서는 대학 입시 부담을 줄여 장기적으로 사교육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논술을 줄이고 내신을 일부 반영하기로 했지만 비율은 많이 낮다. 또 상위권 수험생은 내신 변별력이 없어 논술은 여전히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더 큰 문제는 수능시험이다. 이미 교과부는 수능시험을 쉽게 내겠다고 여러 차례 공표했다. 내신과 수능에서 변별력이 사라지면 대학은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논술이나 이의 변형 형태인 심층 면접을 강화한다. 실제로 서울대는 수시 인문계 특기자 전형에서 20%인 논술을 없앴으나 이 비중을 그대로 면접에 포함시켰다.
대학 입시의 다양화는 필요하지만 현재 대학 입시는 너무 복잡하다. 드러난 문제점만 땜질하는 임시 처방식 정책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학의 편법까지 가세해 더욱 혼란스럽다. 대학 입시는 간소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학교 교육에만 충실해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정책을 세워야 한다. 이는 '물수능'에다 변별력 없는 내신 반영 구조로는 결코 이룰 수 없다. 대학 입시가 복잡하면 결국 사교육만 늘어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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