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문화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구동구문화체육회관 금동엽 관장은 '문화도시 대구'의 나아갈 방향을 이 질문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금 관장은 이에 대한 해답으로 가장 먼저 문화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꼽았다.
대구시가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정책을 시행한 지 오래됐다. 이제는 지금껏 펼쳐온 문화 정책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시기라는 것이 금 관장의 지적이다. 급변하는 문화 환경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도시의 재생과 개발 차원에서 다른 정책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는 매트릭스처럼 여러 계획이 착착 맞아떨어지도록 전체를 아우르는 마스트플랜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대구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연문화도시 계획도 하나의 사업에 불과하다는 게 금 관장의 시각이다. 금 관장은 "문화 정책을 펼 때는 개별 사업의 총합이 아니고 마스트플랜 내에서의 개별 계획이란 인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에 마케팅을 도입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했다. 대구는 자고로 예술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이 많았지만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즐길거리가 별로 없어 기껏 문화생활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교향악단이나 합창단 공연이 전부였고 대중들도 문화를 즐길 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는 얘기다.
금 관장은 "문화가 다양하고 향유층도 대중으로 확대된 상태지만 지역의 예술 집단들이 잘 대응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잠재적 관객들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문화에 대한 니즈(Needs·욕구와 필요)는 많이 생겨났지만 문화 원츠(Wants·개별적으로 원하는 것)를 생산자들이 자신의 쪽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잠재적 관객에 대한 조사나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화선진국인 영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문화예술에 예술마케팅이 개입하고 있다. 문화예술도 하나의 시장(市場)으로 보고 철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금 관장은 "잠재적 관객을 여러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클래식 중에서도 모차르트 음악만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를 잘 파악하는 것이 관객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영국에서는 관객들의 취향과 주소, 취미, 교통수단 등 사소하고 세세한 것들까지 조사하고 연구한다. 이를 통해 맞춤형 예술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금 관장은 "마케팅이라고 하면 상업적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있는데 예술 마케팅은 이윤 추구가 목적인 일반 사기업의 마케팅과는 다르다"고 했다. 예술을 공공재로 보고 얼마나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지의 관점에서 시장 조사나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공공 공연장의 예술사업기능만큼이라도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 관장은 "국내 다른 도시에서는 공연장 사업 부문 만큼은 모두 개방직들이 맡아 효율적으로 인적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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