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공항 결정의 날 'D-8'…"끝까지 공정하게 심사하라"

24일-가덕도, 25일-밀양 실사…20여명 평가단, 29일부터 합숙 '

국토해양부가 30일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평가를 완료하겠다고 21일 발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입지평가를 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신공항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내비쳐 실제 신공항 건설 확정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24일부터 입지평가위원회와 실무평가단의 최종 평가에 착수해 30일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표 내용은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등 2개 후보지의 신공항 개발 적합 여부에 대한 평가결과이며 최종 입지는 추후 확정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발표대로라면 세 번이나 미뤄 온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작업이 이달 중 마무리된다.

입지평가위원회는 24, 25일 각각 가덕도 앞바다와 밀양 하남들에 대한 현지실사를 벌인다. 24일 가덕도에 대한 평가위원회 실사는 부산 강서구청에서, 25일 밀양에 대한 실사는 밀양시청에서 각각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해당 지자체는 평가위원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장점을 설명하는 한편 시민단체와 현지 주민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도 개진할 수 있다. 29일에는 실무평가단이 밀양과 가덕도, 두 곳을 모두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현장 설명을 청취할 계획이다.

81명의 현재 평가단 가운데 20여 명을 따로 추려낸 실무평가단은 입지평가위원회가 마련한 항목에 대해 실질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 평가단은 29일부터 합숙을 하면서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다. 국토부는 실사 과정에서 끝장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토론 시간을 4시간 이상으로 잡아 놨으며 충분한 설명을 청취키로 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공항 입지인 두 곳에 대한 백 데이터(용역 결과)가 있는 만큼 장단점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토론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마지막 토론이라고 생각하고 풀로(시간을 충분히 갖고)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개 지역 중 어느 한 곳의 평가점수가 높은 것으로 발표될 경우 이를 뒤집기는 사실상 힘들어진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입지평가에 대해 "100%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입지평가위원회가 현지답사 등을 거쳐 치밀하게 평가한 후 입지평가위원장이 30일 오후에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는 사실 외에 어떤 것도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발표 방식이 어떻게 될 지, 평가 결과가 최종 입지선정 때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 지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은 전적으로 민간위원회의 몫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지역사회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대규모 국책사업의 입지선정 문제인데다 지자체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린 탓에 이미 나온 평가점수와 다른 입지선정 때 탈락 지역민의 거센 반발 등 후유증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4·27 재보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정부가 신공항 입지를 사실상 가를 입지평가 결과를 통상적인 비교점수나 1, 2등 형태의 순위식으로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신 밀양과 가덕도의 입지 타당성 및 경제성을 장·단점 중심으로 기술하고 이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정책적 판단 몫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수도권의 신공항 개발 반대 목소리까지 고려해 발표 결과가 양쪽 모두 부적합하며 추가적 보완을 통해 경제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식의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가 최근 "항공수요가 늘어난다고 반드시 공항을 추가로 건설할 필요는 없다"며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공항이 건설되는 일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정부가 여전히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이라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입지평가단이 실사를 위해 25일 밀양시 하남들 후보지를 현장 방문함에 따라 같은 날 경남, 울산, 대구, 경북 등 4개 시·도 시민사회단체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기로 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밀양에서 열기로 했다.

영남권신공항밀양유치 범시·도민결사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1일 지역 단장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입지평가단의 현장답사일에 맞춰 밀양에서 동남권 신공항 무산 저지 및 김해공항 확장 결사반대를 위한 남부권 총궐기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추진위는 25일 입지평가위원회의 밀양 현장방문 환영식과 시민단체 의견수렴 자리에 도 참여키로 했다.

추진위 강주열 본부장은 "동남권 신공항을 무산시키려는 정치권과 수도권의 움직임이 점차 거세지는 상황에서 입지 평가단에게 밀양 신공항에 대한 영남권 시도민들의 염원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창희'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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