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사능 오염 안됐어도… 일본산 먹을거리 찜찜"

지역 소비자 불안감 확산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수돗물은 물론 농'축산물 등에서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일본산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현 등 원전 주변에서 생산된 야채에서 잠정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주변 바다에서 생산된 해산물의 오염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민들도 일본산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최근 잎사귀 채소인 경립채(莖立菜'구키타치나)를 비롯해 11개 야채에서 방사성 물질의 잠정기준치를 최고 164배나 넘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 기준치를 넘은 농축산물은 시금치, 가키나, 원유(原乳) 등으로 대상 품목이 대폭 늘어났다.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茨城)현에서 생산된 경립채, 신부동채(信夫冬菜), 산동채(山冬菜), 브로콜리, 양배추, 소송채, 순무, 치지레나, 유채, 홍채태(紅菜苔), 파슬리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잎사귀 채소류를 먹지 말 것을 권유하고 후쿠시마현의 순무, 이바라키현의 원유도 출하를 제한했다. 원전 주변 바다가 오염되면서 해산물에 대한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에 대구시민들은 일본산 먹을거리 전반에 대해 불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부 유은미(28) 씨는 "일본 홍차를 좋아해서 인터넷에서도 사고 여행을 다녀오는 분께도 부탁해서 모으고 있는데 원전 사고 이후 찜찜한 마음이 커져 당분간은 사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주부 김연주(30) 씨는 "일본산 제품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데 방사성 물질이 몸에 축적됐을 때 건강이 어떻게 나빠지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며 "당장은 이상이 없을 것 같지만 나중에 후유증이 나타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산 해산물과 농산물 등에 대한 검역시스템에 의구심을 보이는 시민들도 적잖다. 주부 김민정(34) 씨는 "일본의 오염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식품이라도 수입 과정에서 검역이 제대로 되는지 의심이 든다"며 "원산지 표시도 잘 지켜지는지 확실치 않아서 당분간 정확한 원산지 표시가 없거나 일본산 식품은 피하려고 한다"고 걱정했다. 박금자(63'여) 씨는 "방사성 물질이 아이들에게는 영향이 더 크다고 해 걱정"이라며, "특히 일본산 생선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는데 무조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에서도 방사성 오염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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