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주식 지금이 매수 타이밍?…"재난이후 급등" 기대감 투자금 몰려

단기 차익 노린 '스마트 머니' 우려도

"내가 일본 주식을 갖고 있다면 팔지 않겠다.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주식을 사서 부자가 될 기회다. 일본 대지진은 일시적인 충격일 뿐 미래 경제전망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1997년 한국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미국도 9'11 테러와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그런 위기는 주식을 살 좋은 기회였다."

워런 버핏이 대구를 찾았을 때 언론을 통해 공언한 말이다. '공포에 매수하고 탐욕에 매도하라'. 주식시장의 투자자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오랜 격언을 새삼 떠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산가격이 폭락하고 모두가 시장을 두려워 할 때, 장기적인 수익의 기회를 엿보는 심리가 필요한 때라는 게 증권업계의 조언이다.

일본주식은 지난주 대거 폭락하며 불안 심리를 진두 지휘했다. 그러나 매수 타이밍이라며 뛰어든 세력들이 적잖았다. 16일까지 한 주간 일본 투자 펀드에 사상 최대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미국에 상장된 일본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일본증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린 자금은 9억5천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규모로는 사상 최대로 이전 최대치(2005년 11월)의 2배에 가까운 액수다. 재난 이후 증시가 가파르게 반등한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상장지수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이달 한 달 동안 18억달러로 집계됐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4일부터 18일 사이에 12억1천만달러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지진 공포가 극에 달했던 14일과 15일 이틀간 닛케이225지수는 16% 급락했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은 늘어난 것이다.

일본 대지진 이후 보름 남짓. 응원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 규모 세계 3위인 일본이 피해 복구를 위해 사회간접자본 시설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예정임에 따라 경제성장이 가팔라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정적인 시각도 없진 않다. 최근 일본으로 유입된 투자자금의 일부는 단기투자차익을 노리는 '스마트 머니'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본이 대지진 이전에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시장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사태가 진정되면 일본판 뉴딜정책으로 투자 자금의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하반기 성장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지만 연말까지 지진 여파가 지속될 경우 연중 내내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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