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원도서 제논 검출, 日 방사능 공포 현실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방출된 방사성 물질 '제논'(Xe)이 강원도에서 검출되면서 국민들의 '방사성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3일부터 강원도 대기 중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 제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방사성 물질 제논의 공기 중 최대농도는 0.878Bq(베크렐)/㎥로 방사선율로 환산할 때 0.00650nSv(나노시버트)/h이다. 이는 우리나라 자연방사선 준위(평균 150nSv/h)의 약 2만3천 분의 1이며, 국민 건강과 안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KINS는 설명했다.

하지만 방사선 피폭량은 그 값이 아무리 적어도 유아'임산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한반도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점점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KINS는 강원도에서 검출된 제논은 캄차카 반도로 이동한 뒤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INS 관계자는 "편서풍을 따라 동쪽으로 퍼진 방사성 물질이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지만 이번에 강원도에서 검출된 제논은 캄차카반도를 타고 시베리아로 들어가는 기류를 타고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 한반도 상공을 흐르는 편서풍이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어 한반도는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원전 사고 이후 2주가 흘러 편서풍이 지구를 한 바퀴 돌 시간이 되면서 불안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가기상연구소 관계자는 27일 "지상 10㎞ 전후의 상층에서 부는 편서풍은 일반적으로 20일 안팎이면 지구를 한 바퀴 돌게 된다. (일본 대지진 이후) 편서풍이 지구를 한 바퀴 돈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타고 방사성 물질이 흘러 퍼졌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3, 4월 황사 발생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도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편서풍 아래로 부는 하층 바람을 주목한다. 상층의 편서풍은 흐름이 바뀌지 않지만 편서풍의 아래쪽에서 부는 하층 바람은 기압 배치 등에 따라 얼마든지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

기상청 관계자는 "3월에는 하층의 주풍이 북서풍 계통이지만 기압 변화 등에 따라 북동풍이 불 수 있고, 4월에는 남동풍도 생길 수 있다"며 "6월 장마철이 시작되면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을 받아 남서풍이 불 수 있어 한반도가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니다"고 말했다.

KINS 관계자는 "사고기간으로 미뤄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계속 발견될 수 있다"며 "따라서 단순히 '방사성 물질이 어디에서 발견되느냐'보다 농도와 양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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