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미군 통신기지가 들어선 뒤 오를 수 없었던 구미 금오산 정상 현월봉(해발 976m)이 58년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전국적인 명산으로 꼽히는 금오산 정상이 개방된다는 소식에 구미 시민들은 물론 대구경북인 모두가 크게 환영하고 있다.
구미시는 31일 미군 측과 금오산 정상 현월봉에 설치된 미군통신기지 반환에 관한 합의문에 서명한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반환 협정이 체결되면 1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 연말까지 미군 건물 3동과 철조망 등을 철거하고 주변 정비작업을 거쳐 등산객들에게 정상을 개방할 계획이다.
6'25전쟁 직후인 1953년 11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금오산 정상 2만2천585㎡ 부지에 초소와 헬기장 등으로 구성된 미군 통신기지가 들어서면서 미군은 철조망을 설치해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아왔다. 이 때문에 금오산 등산객들은 정상 10여m 아래까지만 오른 후 되돌아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금오산 정상 부근에는 미군 통신기지 이외에도 1977년부터 1996년까지 한국전력과 방송사, 이동통신사가 철탑 4기를 잇달아 설치하면서 주변 경관을 해쳤다. 미군 통신기지가 1991년부터 무인(無人)시설로 전환돼 방치되면서 그동안 구미시민과 사회단체들은 금오산 정상 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구미시는 2004년부터 수차례 미군 측과 통신기지 반환을 위한 협상을 벌인 끝에 금오산 정상을 포함한 부지 5천655㎡를 돌려받는 데 합의했다.
구미시 김사기 금오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장은 "올해 안으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구한 뒤 올 연말쯤에는 시민들이 금오산 정상을 오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미YMCA 이동식 사무총장은 "미군 통신기지가 무인 기지화된 후 관리가 안 돼 정상 주변 환경이 엉망이어서 2003년부터 정상 반환운동을 펴왔다"며 "우리의 자연환경 유산인데도 시민들이 마음대로 누릴 수 없었는데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니 다행이다"고 말했다.
구미시 산악연맹 이상호 회장은 "구미의 1만5천여 명 산악연맹 회원들과 함께 금오산 정상 반환을 환영한다. 정상 개방에 맞춰 반환기념 등산대회를 가질 계획"이라며 기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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