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조선사대부가의 멋 고스란히…경산시 곡란리 난포고택

최근에 일반에 공개를 결정한 경산의 난포고택.
최근에 일반에 공개를 결정한 경산의 난포고택.

경산에도 멋진 고택이 있다고?

경산시 용성면 곡란리에 있는 난포고택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난포(蘭圃) 최철견이 지은 집이다. 대략 17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서 조선시대 상류층 주거의 전형을 보여준다. 원래는 정침, 아랫사랑, 사랑, 방아실, 행랑채, 마루, 사당 등이 고루 갖추어진 집이었지만 지금은 정침과 행랑채, 사당만 남아있다. 청동기 시대 고인돌이 뒤뜰에 들어와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1975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최근에 대중에게 집을 개방하기 위해 시의 지원 아래 보수 및 개조 공사를 마쳤다. 봄 햇살이 산허리로 넘어가는 27일 고택을 찾았다. 때마침 고택 주인 최원규 씨를 만났다.

경산시가 난포고택을 일반에게 공개하자는 제안에 최 씨는 걱정이 많았다. 섣부른 개방으로 조상님께 누가 되진 않을까 염려했던 것이다. 경산에 잘 다듬어진 한옥이 드물고 난포고택은 가치가 높다는 경산시의 간곡한 요청에 마음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더불어 한옥의 장점과 과학성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영천 최씨 집안의 역사를 전할 결심도 다졌다.

최씨는 한옥에 장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불편한 점도 있다고 강조한다. 불편한 것은 개선하고 원래의 우수성은 더 발전시켜야 전통을 잘 계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화장실과 샤워 시설을 수세식으로 고쳐서 방문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난포고택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드물다. 대단위 집성촌 한옥과 달리 난포고택은 홀로 떨어져 있어 관광객 유치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최 씨는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해 복숭아잼과 도토리묵을 만드는 기숙형 농촌체험활동을 구상 중이다. 뜻이 맞는 한옥 농가들과 된장, 막장, 고추장 등 한국형 슬로푸드를 관광 상품화하는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글'사진 조을영 시민기자 anfkzkalgkkn@naver.com

멘토: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