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통령 신공항 회견, 실망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특별 기자회견에서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러우며 영남 지역 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 검토 결과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국익 차원에서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형식과 내용 모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대통령은 2분 정도의 짧은 모두 발언을 통해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고 7개의 질문 중 신공항과 관련된 4개의 질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대통령은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변명조로 들렸고 회견 내용조차 별 알맹이가 없어 싸늘해진 지역 민심을 달래기는커녕 더욱 얼어붙게 하였다.

우선, 기자회견 형식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된 특별회견이라면 신공항과 관련된 내용이 다뤄져야 함에도 그와 관련 없는 안보 문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 등이 거론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사과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자신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문책성 개각이 없다고 한 점도 지역민들에게는 진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대통령의 인식과 지방의 인식이 괴리가 크다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 신공항의 경제성이 떨어져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했지만 지방 경제 활성화의 기반으로 기대했던 신공항 사업이 무산되는 것이 국익의 손실이 아니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신공항에 대한 경제성 분석 자체가 오류가 있으며 이를 근거로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한 것은 수도권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임은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이 경제성이 떨어지는 호남고속철 건설 사업에 대해 낙후된 지역에 시행하는 것은 경제성이 있다고 말한 부분도 신공항 백지화 논리와는 맞지 않는다.

지역 발전을 위해 정부가 많은 고심을 하고 있으며 '5+2'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다는 말도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대구에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5+2' 정책은 전체적으로 지지부진하며 지방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동력이 되어야 할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것은 결정타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특별회견은 신공항 백지화로 인한 지역의 좌절감만 깊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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