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받던 경산시청의 K(54'5급)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K씨는 시청 공무원 승진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와 관내 건설업체의 공사 수주,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청탁 및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로 1일 대구지검에 의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으며 5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달 7일에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피의자 방어권이 보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K씨는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혐의 내용을 부인했고 이를 유서에 남겼다. 그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욕을 하고 뺨을 때리는 등 강압적으로 수사했다.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낀다. 나는 결백하다. 나는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는데 검찰이 부당하게 수사한다. 내 말은 믿지 않고 브로커들의 말만 믿어 억울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A4용지 25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K씨의 자살과 관련,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오죽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느냐, 검찰의 강압수사로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등의 동정론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최병국 경산시장과의 연결고리를 캐기 위해 동료 직원과 업체 관계자 등 20여 명을 수시로 불러 조사하자 심리적으로 중압감에 시달려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담당관 재직 시(2008년 8월~2010년 10월) 직원들의 비리 혐의 등을 조사해 많은 징계를 주었던 사람이 오히려 비리 혐의에 연루되자 자괴감으로 극단적인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 등의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또한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자살을 선택하기보다는 살아서 끝까지 대응해야 하지 않느냐, 이번 자살로 인해 그동안 경산시청 주변에서 불거졌던 인사 및 각종 인허가 관련 비리 혐의에 대한 진실이 묻히고 불신과 의혹들만 부풀려져 경산시정에 대한 신뢰도만 추락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돈다.
사람의 생명보다 귀중한 것은 없다. 검찰은 강압수사 논란에 대한 정확한 진실 규명과 경산시청 공무원 등의 비리 혐의에 대한 명쾌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경산시도 이번 기회에 왜 비리 혐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지, 인사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은 없었는지 스스로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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