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로 인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대재앙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국내 원전 10기가 방파제 없이 건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동해와 맞닿은 일본 서북부 해상에서 규모 9.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울진에 10m 이상의 쓰나미가 덮쳐, 울진 원전 1~6호기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기상청 시뮬레이션 결과가 6일 나와 방파제 없는 원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진원전 관계자는 신울진원전 1'2호기를 비롯해 신고리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10기는 기존 원전과 달리 취배수로 시설을 해저관로 방식(침매공법'沈埋工法)으로 전환하면서 방파제 없이 건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진원전 측이 신규 원전에 방파제를 설치하지 않는 이유로 내세운 것은 ▷취배수로 시설의 해저관로 방식 전환(해파리 등 이물질 유입에 따른 발전소 안전 확보) ▷바다 매립 등과 같은 환경파괴 지양 ▷백사장을 통한 해일차단 가능성 ▷표고 높이 10m위에 지어진 원전 특성 등이다.
울진원전 관계자는 "기존 원전의 경우 외부로 노출된 취배수로시설에 이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파제를 설치한 것이지 쓰나미나 해일에 대비한 것은 아니다"며"국내 원전이 수면 10m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3m 높이의 방파제는 사실상 쓰나미에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이전 원전에 방파제가 축조된 것은 해저관로를 만드는 기술이 부족했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낮았기 때문"이라며"단순히 취배수로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에 불과한 방파제를 쌓기보다는 기존 해안선 보존을 통해 쓰나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진원전 측의 이 같은 계획은 원전 건물 및 방파제 높이 등을 재검토하겠다는 정부 방침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민간단체와 지방의회 등도 신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울진민간환경감시기구와 울진군의회는 기존 원전의 방파제를 견고히 다지고 비상발전기를 보다 안전한 장소에 설치해 줄 것을 원전 측에 수차례 요구했다.
울진민간환경감시기구는 "백사장만으로 쓰나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방파제가 단순히 취배수로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쓰나마의 1차 방패막이로서의 역할이 더 강하다"고 강조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의 참극이 9.0 규모의 거대한 지진을 예상치 못한데다 쓰나미에 대한 부실한 대비에서 비롯됐다"며"쓰나미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 라인도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지어질 원전이 방파제를 없앤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한국해양연구원 관계자는 "옥천'양산'추가령 단층에서 끊임없이 지진이 일어나고 있으며, 규모 6.5 이상의 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동해를 덮칠 가능성이 있다"며"우선적으로 원전주변에 방파제를 견고히 다지고 비상발전기를 높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 쓰나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일본 대지진 참사에 따른 국내원전 안전대책 마련을 두고 방파제 높이와 원전부지 높이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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