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서울의 부자를 지칭하는 가이드 라인이 큰 차가 나고 있다.
'서울과 대구 부자의 차이는?'
금융권에서 알짜 중에 알짜로 통하는 'VVIP' 기준도 다르다.
"서울에서 VVIP로 대접받으려면 전체 자산이 50억원이 넘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20억원만 넘으면 지점장들이 부르면 달려가는 대상이 됩니다." 모 시중 은행 지점장이 밝힌 서울과 대구의 VIP 기준이다.
그럼 대구에서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국세청이 최근 발간한 2010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2009년 기준 1억원 이상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 자영업자는 대구 7천88명, 경북은 3천543명으로 도합 1만631명이다. 전국 13만7천568명의 7.7% 수준이다.
그러나 고액 소득자가 될수록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줄었다. 5억원 이상은 각각 319명, 158명으로 대구경북이 합쳐 전국 대비 5% 수준이었으며 10억원 이상의 경우 116명으로 3.8%에 그쳤다.
하지만 서울은 종합소득이 5억원 이상인 사람만 1만 명. 이 중 10억원을 넘긴 사람만 2천 명 수준이다. 전국 규모로는 3천37명으로 3명 중 2명이 서울에 산다는 계산이다. 다음으로 경기도가 442명이었으며 부산 180명, 대구 82명 순이었다.
월급쟁이는 어떨까.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직장인은 전국에 19만6천539명으로 이 중 14만6천119명(74.3%)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반면 대구는 6천131명, 경북은 3천643명이었다. 대구경북을 합쳐도 9천774명(전국 대비 5%)으로 1만 명이 채 안 됐다. 5억원 이상 근로소득을 거둔 이들의 숫자도 56명에 불과했다. 전국 4천110명의 1.4% 수준이었다.
봉급쟁이로 돈을 벌든, 사업으로 돈을 벌든 대구에서 연간 5억원 이상 버는 사람의 숫자는 총 375명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흥 부자는 없고 꾸준한 수익을 내는 유력기업도 손에 꼽을 정도"라며 "한때 땅부자들도 있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찾기 어렵고 말 그대로 여기 돈 빼서 저기 돈 넣는 식으로 고객 갈라먹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자산가들은 서울에 비해 적고 금융권이 지방 영업을 확대하면서 VIP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자연스레 VIP 기준도 낮아지고 있어 일부 금융 기관은 주거래 고객 중 7천만~1억원 이상의 자산을 지닌 고객들도 PB 관리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KTX 개통으로 대구와 서울 간 거리가 100분대로 좁혀졌지만 경제력 차이로 금융권 기준 'VIP' 잣대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 자산 기준으로 볼 때 대구에서는 5억원 이상이면 'VIP룸'에 어깨를 내밀고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5억원을 굴리면 '그저 그런' 투자자쯤으로 분류된다. 금융 자산이 20억원 이상을 넘어서야 금융권에서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조희대 "사법개혁,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 공론화 필요"
李대통령 "가짜뉴스 아들 인생 망쳐... 아직 직장도 없어"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