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개교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카이스트에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학부생 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하고, 100% 영어 수업의 부작용을 호소하고, 그래도 미국 명문대의 자살률이 더 높다며 용퇴의사가 없음을 밝히는 카이스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학사 운영 개선 제도안 발표 5시간 만에 백지화가 되어버린 카이스트에 진정 필요한 것은 통섭의 원칙이다. 100% 영어라는 눈, 상대평가에 의해 반드시 발생하게 되어 있는 저학점 취득자에 대한 징벌적 수업료 부과와 이로 인한 심각한 압박감과 '성적 부진'이라는 낙인을 받는 구성원들의 심리적 부담감 등을 덜어주는 일만 하면 카이스트는 다시 대한민국의 과학입국을 이끌 캠퍼스로, 우리나라 영재들이 행복하게 창조적인 연구를 하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일까?
12일 오후 7시 조금 넘어서 학내 포털 사이트에 애초 발표됐던 징벌적 수업료 제도의 대폭 조정을 포함한 학부과정 모든 전공과목과 일부 교양과목에 대해 시행해온 영어강의를 앞으로 전공과목에 대해서만 실시하려 한다는 내용의 학사운영및 교육개선안이 게재됐다가 자정을 넘어서 백지화 됐다.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카이스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학사운영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뛰어난 과학도들에게 꼭 필요한 인간과 사회를 보는 눈이 더 필요하지는 않을까?. 카이스트 페밀리(학부생 학생, 교수 등)들에게서 벌어지는 있는 일련의 자살은 실패를 모르는 수재들이 생각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을 때 그 해결책을 찾는데 익숙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없어서는 아닐까?
냉철한 이성과 과학적 지식만 앞섰지 철학과 교양 상식이 부족한 우리 세태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카이스트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영어가 아니라 교양이고, 난관에 부닥쳤을 때 그를 뚫고 나가고 견대내는 강인함이다.
미래의 과학기술의 리더들인 카이스트 패밀리들이 세상 구석구석을 통찰하고, 삶을 배우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사회과학적 현실성을 익히는 훈련이나 과정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예술적 감수성을 높이고,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는 그런 과정이 꼭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여겨진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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