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모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영남권을 온통 들쑤셔 놓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 백지화 발표로 대구 경북 시'도민들은 분노와 실망을 넘어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현재의 지역 경제사정이 동남권 신공항이라도 건설되면 장기적으로 좀 더 나아질까 하는 기대심리가 일순간 물거품이 되는 현실을 보면서 지역민들은 너무나 큰 실의에 빠졌다. 지역 장기발전 전략 면에서 현재의 어려움보다는 다가올 미래에도 희망이 없다는 사실에 더 큰 절망을 느낀다.
특히 한나라당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과연 지역의 정서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지역의 현 국회의원들은 정치력 부재로 인한 한계로 허송세월만 보냈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으며 할 수 있는 능력도 없어 보인다. 신공항 백지화라는 최악의 상태가 되기 전 지난 연말부터 중앙정치권 일부에서 동남권 신공항 무용론이 표출되었지만 지역의 국회의원 누구 한 사람 발 벗고 동분서주하지 않았다. 솔직히 백지화되기 전 정치력을 발휘하여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과 사전협의 하에 신공항을 단일지역으로 결정, 정부를 체계적으로 압박하였다면 백지화라는 최악의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진한 아쉬움마저 든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도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집권한 세력임에도 불구하고 앞서서 국책 사업을 이끌어내야 할 국회의원들이 소위 친이니 친박이니 하면서 밥그릇 싸움만 일삼다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가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한 후에서야 뒤늦게 시당 차원의 재추진 특위를 만드느니, 팔공산 중턱에 당원 수백 명을 모아 성토대회를 하느니 야단법석이었다. 여당에서 정책과 대안을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마치 야당이나 된 것처럼 뒤늦게 집회시위를 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에 얼굴이나 내미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태를 보였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심한 자괴감마저 든다. 그런 성의와 열정이 있었다면 왜 진작 대통령과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의 장관을 향해 단순 경제성 논리만으로 백지화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막지 못했는지 궁금하다.
신공항 건설은 가까운 장래 경제성은 부족할지 몰라도 인천공항처럼 미래엔 분명히 항공수요 증가 요인이 충분하고, 국가 발전의 성장 인프라가 된다는 논리를 지역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전파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일 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다시 출마할 명분을 쌓기 위해 백지화 국면을 이용하려 한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진정으로 대구시와 경북도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지난 정권 시절부터 추진해 왔던 국책 사업의 성공을 위해 이 정부가 출범한 지 만 3년이 흐르도록 왜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여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집권 중추세력으로 있으면서도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있는 분들을 집요하게 설득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지금이라도 시'도민들께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양심이 있다면 의원직을 전원 사퇴하고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백의종군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시'도민 모두가 냉정한 이성을 갖고 신공항을 재추진할 수 있도록 지혜와 동력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는 지역을 위해 진정으로 봉사하고 대변할 올바른 정당과 정치인을 우리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 시'도민은 한숨과 절망을 딛고 일어서 다시 한 번 똘똘 뭉쳐 근대화 시절처럼 이 나라 중추세력으로 분연히 일어나자.
김재용 전 대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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