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안 산적 대구시 당정협 왜 아직 안하나

신공항 백지화 발표 후… 김시장 연기 요청, 책임공방 우려 피하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김범일 대구시장과 한나라당 대구시당이 2주째 만나지 못하고 있다. 약식 간담회는 있었지만 한나라당 대구시당과 대구시의 '공식' 당정협의는 지난해 예산국회 막바지인 11월 서울에서 열린 뒤 신공항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부산시와 한나라당 부산시당은 신공항 백지화가 발표되자 곧바로 당정협의회를 열어 후속 대처방안을 협의한 바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13일 당정협의회 일정에 합의를 하고 지역의원들에게 통보까지 했지만 통보 직후 취소됐다. 김 시장이 연기하자고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자 지역의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 시장이 당정협의회를 열면 지역정치권이 대거 자신을 공격, 책임론 공방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내놓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그거(당정협의회) 열면 신공항 책임 공방이 제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시장과 국회의원들 모두) 똑같은 입장"이라면서 "백지화 결정을 정부에서 했는데 시장이나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뛰고 안 뛰었다고 결과가 크게 바뀌었겠느냐"고 말했다. 김 시장과 지역 정치권 모두 백지화에 대한 책임론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으로 개최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박종근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다음 정권에서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타당성있는 결론을 내서 명분을 분명히 한 뒤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며 "그렇게 하려면 대구시와 지역정치권이 어떻게 재추진할 것인지 타당성있는 용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빨리 논의해야 한다"며 당정협의회를 빨리 열 것을 촉구했다.

배영식 의원도 "(시장이나 지역의원) 서로가 힘들고 어려울 때는 머리를 맞대고 빨리 지혜를 짜내서 난제를 푸는 것이 중요한데 (당정협의회가) 성사가 되지 않아서 안타깝다"며 "신공항 관련 후속대책도 대구시가 해야할 일이 있고 여러 가지 지역균형발전 관련 사안도 있어 조율해야 하는데 늦으면 타이밍이 안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 시당위원장은 이와 관련, "대구시에 계속 당정을 하자고 요청을 했는데 일정을 잡지못하고 있다"며 "그거만 하자고 조를 수도 없어서 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공항 백지화 이후의 민심 수습과 대안 마련 외에도 내년도 예산안 문제 등 협의해야 할 안건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계속 미룬다고 능사는 아니다"며 난감해했다.

김 시장은 14일 기자와 전화통화를 갖고 "당정협의 준비도 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책임공방이) 부담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당정협의회를 한다면) 생산적으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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