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식사 후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지는 식곤증, 식욕부진, 현기증,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 가벼운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하고, 카페인 음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충분한 냉이, 달래, 쑥 등 향긋한 봄나물로 밥상을 차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즘 보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녹색의 봄나물이 주위의 산야에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우리 입맛을 당기게 하는 것이 머위나물이다.
머위는 예부터 식용을 해오던 것이지만 최근 독일에서 항암과 각종 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은 지방마다 다르다. 경상도에서는 머구, 머굿대 등으로 불린다. 머위는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으며 잎은 콩팥 모양이고, 치아 모양의 톱니가 있으며 약 30㎝까지 자란다. 잎자루의 길이가 30~60㎝ 정도이며, 담녹색이고 굵다. 꽃은 암수 딴 그루이고 꽃대는 이른 봄에 큰 비늘잎에 싸여 나온다. 암꽃은 흰색, 수꽃은 연노란색으로 모두 털이 조금 있고 4, 5월에 핀다. 뿌리는 연한 자주색을 띠고 땅속 깊이 내리기 때문에 웬만한 가뭄에도 잘 견딘다. 이른 봄에 꽃대가 나오기 때문에 꽃이 피기 전 채취해야 나물로 이용할 수 있다. 잎자루는 삶은 뒤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후 얇은 겉껍질을 벗겨내면 고구마 순처럼 부드러워 여러 가지 요리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머위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로, 여름부터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건조한 것을 봉두근(蜂斗根)이라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봉두근의 성질은 차고, 맛은 쓰고 맵다. 주로 급성기의 호흡기 질환에 효능이 있어 감기로 인한 발열, 두통, 기침, 가래, 편도선염, 기관지염, 천식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 또한 해독(解毒)과 소종(消腫) 효능이 있어 종기나 타박상에 찧어서 붙이면 일정한 효과가 있다. 머위의 전초에는 정유 성분 및 쓴맛이 있어 소화 촉진과 식욕을 증진시킨다. 어린 꽃대는 건위(健胃)작용과 기침이나 가래가 나올 때 일정한 효과가 있다. 다만 만성 호흡기 질환이나 속이 냉한 경우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머위의 꽃대를 일반인들은 관동화(款冬花)라는 약재로 잘못 알고 사용하고 있는데 관동화와는 다른 식물이다. 관동화는 꽃이 핀 후 잎이 나며 잎의 모양은 머위와 비슷하나 크기는 머위보다 작고 꽃은 민들레와 비슷하다. 꽃봉오리가 처음에는 보라색을 띠다가 붉은 황색으로 변하고 활짝 피면서 황색이 된다.
관동화는 엄동설한을 막 지나 눈이 녹기 시작하면 땅을 뚫고 솟아나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동지가 지나서 꽃이 핀다는 의미로 이름이 지어졌다. 관동화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관동의 꽃봉오리를 10월 하순부터 12월 하순께 꽃이 피기 전에 채취하여 꽃대를 제거하고 음지에서 건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가 드물며 중국의 화북'서북지방과 하남'사천 등지에 분포한다.
한의학적으로 관동화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매우면서 약간 달다. 관동화는 주로 호흡기에 작용하여 폐를 습윤(濕潤)하게 하며 담을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는 윤폐거담지해(潤肺祛痰止咳)의 요약으로 급'만성의 기침, 객담, 천식 등에 우수한 효능이 있다.
관동화의 성분으로 파라디올 등의 스테롤류와 루틴, 트리테르페노이드, 정유 등이 함유되어 있다. 약리학적으로 관동화의 루틴은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당뇨병, 비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쓴맛 성분인 트리테르페노이드류는 알레르기 및 기관지 천식의 증세를 감소시키고 혈압을 내리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연구에서 관동화는 진해거담의 효과가 있고 천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관지염이나 기관지 천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보고됐다. 그리고 기관지 확장 작용이 있어 좁아진 기관지의 경련으로 일어나는 대부분의 기침을 멎게 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연수중추를 자극하여 혈압을 내렸다가 서서히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며, 위장 평활근 이완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면서 배가 아픈 증상에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머위와 관동화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며 용도와 효능도 다르다. 머위는 주로 잎줄기를 식용으로 쓰는 봄나물이며, 관동화는 호흡기 이상이 있을 때 꽃봉오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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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장아찌
물, 간장, 설탕, 식초를 4분의 1씩 붓는다. 손질한 마늘을 넣고 끓인 후 식힌다. 그리고 끓는 물에 소금을 한 줌 넣고 머위를 잠시 데친 후 손으로 물기를 제거한다. 용기에 물기를 짠 머위를 차곡차곡 넣은 후 식은 간장을 부은 다음 며칠 지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관동화차
평소 감기나 기관지가 좋지 않아 기침이나 객담이 있는 경우에 일정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물 2ℓ에 관동화 6~10g을 넣고 끓인 후 조금씩 음용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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