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판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친이(親이명박 대통령)와 친박(親 박근혜 전 대표) 및 중립성향으로 나눠져 있던 한나라당내 세력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계기로 TK 등 영남 정치권에서의 친박계로의 이동이 두드러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박 전 대표쪽으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때 '이명박을 대통령으로'를 내걸어 뭉쳤던 친이계 인사들이 '박근혜 차기 대통령' 프로젝트에 일찌감치 가담해야겠다는 친박선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계로 분류된 이명규 의원(대구 북갑)은 최근 "신공항 백지화 발표 때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신공항은 계속 추진해야 할 일'이라며 재추진 입장을 밝힌 박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만간 공개적으로 친박 선언을 하는 것도 검토중이라는 말도 털어놓았다. 이 의원 외에 여러 지역의원들이 이미 '친박'울타리로 들어갔다.
중립지대에 머물고 있던 장윤석 의원(영주)은 "(박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큰 뜻을 품은 것은 다 아는 사실 아니냐"며 "이를 월박(越朴), 주이야박(晝李夜朴), 복박(復朴) 등으로 이상하게 표현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은 중립이지만 사실상 친박 성향이라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친이계인 이철우 의원(김천)도 "차기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영남권 출신 대통령을 만들자는 의지는 친이, 친박 할 것 없이 같은 목표"라며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모시고 박 전 대표 대권 가도에 합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운 배영식 의원(대구 중'남)은 지난 2월 의정보고회를 열면서 박 전 대표의 축전을 받았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의정보고회에 축전을 보내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라며 이를 적극 홍보하면서 자신이 '친박'임을 널리 알리려고 했다. 중립이라던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박 전 대표의 가정교사 역할을 맡으면서 친박계 깊숙이 들어간 것으로 분류된다. 계파 성향이 뚜렷하지 않던 이한성 의원(문경'예천)은 경북 의원들이 신공항 백지화 긴급대책회의를 연 날, 박 전 대표를 수행해서 강원도를 찾아 사실상 '친박'임을 몸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이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박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냐는 물음에 "아직은 아니다"라며 "대통령 임기가 1년 8개월여 남았고, 여권의 대권 구도가 분명해 지지 않은 시점이어서 계파를 이야기하기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친박계로 이동할 기회를 엿보던 의원들이 어떤 계기만 찾으면 대거 이동 행렬에 몸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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