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한잔]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

"국제화 선도·글로벌 리더 꿈 있다면 한국외대 도전해볼 만"

"한국외국어대학교로 오세요. 대구에도 좋은 외국어대학이 있지만 다른 지역보다 다소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대구 학생들이 외국어대에 많이 오면 대구의 글로벌화가 앞당겨지지 않겠습니까."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 'unique and best'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글로벌 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박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은 한국외대의 존재가치와 이유를 "국제화를 선도하고 국제사회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리더를 배출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또한 사립대총장협의회장으로서 사립대의 등록금과 대학평의원회 문제 등 사립대학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교육과학기술부와 사립대 등 이해당사자들을 두루 만나 해법 모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등록금 인상 문제가 사회문제화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높다.

"대학의 교육환경 개선과 글로벌화를 위해서 재정확충이 불가피한 게 사실이지만 한국외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다. 국내 4년제 대학 200여 개 중에서 80%가 사립대인 만큼 사립대는 우리 대학 교육의 주축이다. 이제는 정부차원에서 사립대학 지원 육성을 입법지원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사립대 지원 육성법에 따라 국고의 일정금액을 사회적 동의를 전제로 지원할 가치가 있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대학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수도권과 지방대학의 입장도 다르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위기가 닥쳐온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다문화시대이자 글로벌 시대다. 외국 학생들을 유치, 개방하면 학령인구 감소도 해결하고 국격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대학들의 경우 특성화나 지역모델화시키는 것이 좋겠다. 지방대학 중에서 가능성이 잇는 대학은 지역모델에 맞는 대학으로 특성화해 우수 지역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또한 평생교육을 대학이 맡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연임된 외대 총장으로서 외대의 발전비전은 무엇인가.

"한국외대는 45개 언어를 교육하고 있는 세계 3위의 외국어대학이다. 외국어뿐만 아니라 경영, 경제, 이공, 인문사회 등의 16개 단과대학도 있다. 전 세계 76개국 385개 대학 및 기관과 교류협정체결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7+1 파견학생제도' '교환학생제도' 'KOTRA 해외무역관 인턴십' '외교통상부 재외공관 인턴십' 등의 재학생 해외파견 프로그램을 수년째 실시하고 있다. 또 '3-3-3-3시스템'을 도입해 ▷외국인 전임교수 ▷원어강의 ▷외국인 학생 ▷한 학기 이상 외국대학에 다니는 학생비율을 각각 30%로 유지하고 있다.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는 슬로건이 말뿐만 아니라 학교생활과 기숙사 생활을 통해서도 진정한 글로벌 능력을 배양할 수 있음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돈키호테 연구자로도 잘 알려져 있는 학자다. 돈키호테형 인간이란 어떤 형을 말하는가?

"돈키호테는 이상적이고 유토피아형 인간형을 가리킨다. 400여 년 전 돈키호테는 자유가 없는 귀족사회를 풍자하면서 귀족은 귀족이고 평민은 평민으로 대물림되는 당시 혈통이 아니라 땀이 혈통을 만드는 근대사회의 시초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돈키호테형 인간은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내일을 향해 꿈과 희망을 갖는다는 점에서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인간의 내면을 잘 드러내는 유토피아적 인간형이다. 돈키호테처럼 살아가는 것이 21세기 우리의 목표 아닌가. 정의와 이상을 향해 꿈을 꾸고 불굴의 의지로 도전하는 인간형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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