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김홍기 한국섬유마케팅센터 본부장

해외지사 공장화…의류샘플 직접 제작해 홍보

"섬유 수출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이 다시 일어날 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리죠."

한국섬유마케팅센터 김홍기 본부장은 대구경북의 섬유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펼치는 모습에 연방 웃음을 보였다. 특히 수출실적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중견 섬유업체의 해외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섬유마케팅센터는 요즘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마케팅센터의 중심인 김홍기 본부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한국 섬유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김 본부장은 "한국 섬유 수출실적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수출액은 2009년에 비해 21% 성장했고 올해 1/4분기 성적 역시 지난해보다 20%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기업들의 차별화 품목 개발과 제품의 질이 좋아졌다는 점을 들었다. 경쟁상대였던 중국산 섬유의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중국산을 찾던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섬유업계의 해외 수출 실적이 늘어난 데에는 한국섬유마케팅센터의 힘이 컸다. 마케팅센터는 중국 상하이와 미국 LA 등 2곳의 해외 지사와 인도 뭄바이, 브라질 상파울루 등 9곳에 마케팅 거점을 두고 해외 바이어들에게 한국 섬유를 알리고 있다. 특히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등 패션 트렌드를 꿰고 있는 두 지역을 정보거점으로 만들어 매달 패션 트렌드를 한국 기업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시장 개척에는 김 본부장의 역할이 주효했다. 김 본부장은 1980년 SK네트웍스 직물수출본부 해외영업담당으로 미국과 중남미, 중국 등 해외 곳곳을 돌며 섬유담당 종합상사를 이끌었던 경험에 착안해 세계 곳곳에 마케팅 거점을 두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김 본부장은 "중국에 비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국이 1990년대 말부터 세계 시장에서 서서히 밀려났고 종합상사 역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섬유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상담과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거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SK네트웍스 근무 당시 해외 곳곳에서 함께 일했던 현지 한국인들을 일일이 섭외해 마케팅 거점을 만들었다. 평생을 섬유마케팅에 바치며 만든 인맥을 동원한 것.

김 본부장의 마케팅 거점 사업으로 마케팅센터는 단순히 해외 바이어들을 끌어들이는 것뿐 아니라 해외 섬유 박람회에 한국 기업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부스를 확보하고 의류 샘플을 실제 제작해 제공, 설명까지 해주는 등 중견기업이 해외지사를 둔 것 이상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김 본부장은 "처음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그런데 해외 지사 하나 없는 중견기업을 어느 바이어들이 믿고 계약을 하려 하겠습니까?"라며 "한국섬유마케팅이 이러한 신뢰를 보증해주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섬유 산업의 메카인 대구경북의 부족한 점으로 '패션'을 꼽았다. 그는 "아직 세계적인 브랜드가 대구경북에는 없다"며 "우수한 섬유 소재를 바탕으로 유명 브랜드를 개발한다면 섬유산업은 한층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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