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대구 지역 유일한 토종 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롯데에 이어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8월 개점을 하는 데다 신세계까지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내 백화점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적극적인 시장 방어에 나선 것.
최근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선진 유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대구백화점 한 임원 "회장님 이하 전 직원이 현대백화점의 마케팅 공세에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앞서 2014년 대구 진출을 앞둔 신세계백화점이 대구백화점에 지분 참여를 제의했으나 거절한 것 역시 역외 자본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대구백화점은 시장 수성을 위한 본격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범어네거리 인근 자사 소유 빌딩에 입점해 있는 M휘트니스센터를 사들이기 위한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대백은 M휘트니스센터의 인수를 일찌감치 계획하고 센터 운영업체와 협상을 벌여왔으며 현재 막바지 단계다. M휘트니스센터는 지하 2층과 지상 6층 빌딩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대형 스포츠센터로 체력단련실(웨이트 트레이닝)과 GX(Group Exercise)실 외에도 피부관리실(에스테틱)과 미용실(헤어), 골프교육시설 등이 골고루 갖춰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M휘트니스센터가 내달 초에는 공식적으로 인수 계약서에 서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는 고객과 휘트니스센터를 연계한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휴(休) 마케팅'을 내세워 대백프라자 4층에 문화공간인 북카페를 만들었고 이달 11일부터는 지역 최초로 '에코카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백프라자 야외주차장에 주차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무거운 상품이 있거나, 몸이 불편한 고객들이 지하 1층 후문 안내데스크의 '쇼핑도우미'에게 요청하면 필요장소까지 쇼핑한 짐을 에코카를 타고 옮겨주는 '포터서비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질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위해 골프라운딩, 스키교실 등 백화점이 아닌 야외에서 고객들과 직원들이 어울릴 수 있는 레포츠형 참여 마케팅을 개발, 고객들에게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우수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잘나가는 숍매니저가 수천 명의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매출 비중이 큰 VIP고객까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백화점은 롯데백화점이 대구에 진출할 당시 10여 명의 숍매니저가 한꺼번에 이동한 뼈아픈 경험이 있는 데다 현대백화점과 상권이 겹치는 등 경쟁이 불가피한 탓에 숍매니저 단속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백화점은 "현대백화점이 각종 조건을 내세워 매장 숍매니저들을 빼가려 하고 있다"며 "숍매니저와 면담을 강화하고 VIP고객 명단을 새롭게 정리해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백화점은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오히려 '지역 1위'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개점한 2003년 이후에도 계속 매출 1위 자리를 고수해왔지만 2008년부터 매출이 역전됐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대백프라자와 지리적으로는 인접하지만 롯데와 고객층을 두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충성도가 높은 40대 후반 이상 고객이 많아 오히려 상대적인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